김용환부총재, 재선거 앞두고 내주 방미 『눈총』

  • 입력 1999년 5월 13일 19시 49분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가 서울 송파갑 재선거전이 한창 무르익을 18일부터 29일까지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

김부총재는 뉴저지에 있는 페어라이 디킨슨대에서 명예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뉴욕과 워싱턴의 경제인과 의회 관계자들을 두루 만날 계획이다. 작년초 비상경제대책위원장으로 한국의 외채(外債)기한연장 협상을 벌이면서 접촉했던 미국측 파트너들과의 재회도 추진중이다.

이 때문에 김부총재는 6월3일 실시되는 재선거에 별다른 기여를 못할 전망이다. 그는 “오래 전부터 추진된 일정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당내에는 “하필 이런 때에 꼭 외국에 가야 하느냐”는 눈총이 사납다. 특히 자민련 김희완(金熙完)후보의 상대가 다른 사람이 아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여서 없는 힘까지 모아야 할 당으로선 김부총재의 미국행이 야속한 처지다.

그러나 자민련 일각에서는 김부총재가 이총재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을 오히려 다행스럽게 보는 시각도 있다. 연내 내각제 개헌을 위해선 이총재의 측면 지원이 필수적인만큼 김부총재가 굳이 이총재와 맞싸움을 벌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김부총재는 실제로 그동안 이총재측 사람들과의 물밑대화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8월까지의 내각제 논의 중단기간에도 이들에 대한 내각제 전도에 주력할 생각이어서 그는 이총재와 결전을 피하게 된 게 결코 싫지 않다는 표정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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