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정치개혁案 말만「성찬」 실천은?』

  • 입력 1999년 4월 28일 20시 07분


“말만 무성할 뿐, 되는 것은 없다.”

최근 국민회의 내부에서 나오는 불만의 소리다. 이달말까지 정치개혁 여당단일안을 반드시 성안하겠다던 국민회의 자민련 양당지도부의 약속은 이미 물건너갔다. 시한을 5월5일로 연장했지만 양당의 사정이 워낙복잡해 그 때까지 단일안이 마련될지도 의문이다.

몇차례 데드라인을 정해 국회 통과를 공언했던 국회관계법도 한달 이상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대선공약인 부패방지기본법은 아직 법사위 심의에 들어가지도 못한 상태다.

그런데도 국민회의에 벌어지는 말의 성찬은 여전하다.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큰 폭의 정계개편론’을 말했다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후퇴한 것이 엊그제의 일. 그러나 28일 새로운 ‘정치청사진’이 다시 제시됐다. 8월 전당대회에서 새 인물 영입 등으로 ‘당 쇄신’을 하겠다는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의 발언이 그것이다.

이런 식으로 밑도 끝도 없이 정치구상을 밝히는 것이 여권의 일상사가 되다시피했다. ‘동서화합형 정계개편’ ‘자민련과의 합당추진’ 등 일방적 희망사항인지, 구체적 협의가 있었던 사안인지 모를 얘기들이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문제는 이같은 정치 구상들이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도부가 너무 말만 앞세우는 바람에 여권 전체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당직자는 “당에서 지난 1년 간 무수한 말을 쏟아냈지만 이뤄진 게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무튼 “단 1%라도 일이 추진된 후에 말을 했으면 좋겠다”는 탄식이 여권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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