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자에게 듣는다]박태준 자민련총재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35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내각제 관련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자민련이 야당할 각오가 있어야 개헌이 된다고 말했다는데 야당할 각오만으로 문제가 해결되겠습니까. 결국 공동여당의 틈새를 벌리겠다는 책략이겠지요. 내각제 문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두 분이 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총리도 야당과 내각제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만….

“가끔 가다 그런 말 하시니까…. ‘전방위 정치’라고나 할까요. 97년 야권 후보단일화 때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 때도 저쪽(신한국당) 사람들과 접촉했잖아요. 아무튼 내각제 약속과 더불어 정권교체를 이룬 것은 틀림없지만 그 후 1년반 동안 대통령과 총리가 느낀 게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들을 다 털어놓고 두 분이 머리 맞대고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8월이 지나면 내각제 논란이 다시 벌어지겠지요.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두 분이 명확하게 확인해서 발표하셔야지요. 8월중에도 좋고 9월초에도 좋고…. 그래서 9월 정기국회에 지장이 없도록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정치개혁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합니까.

“돈 적게 드는 선거풍토 정착이 중요합니다. 선거공영제를 원칙으로 해서 지구당 운영체제를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저 자신도 솔직히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의 금액을 지구당 관리에 지출하고 있습니다.”

―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를 협상안으로 채택했지만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돈 안쓰는 선거를 위해 중대선거구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오래전부터 주장해왔고 지금도 변화가 없습니다.”

―김대통령은 정당명부제에 애착을 갖고 있는데요.

“서로 얘기를 맞출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국민회의와 협의 중입니다.”

―서울 송파갑과 인천 계양―강화갑 재선거 대책은 무엇입니까.

“공천문제는 국민회의와 협의 중입니다.(사위인) 고승덕(高承德)변호사의 출마 문제는 당사자가 결정할 문제지만 집안에서는 만류해 왔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회의와의 연합공천은 어떤 방식으로 하실 생각입니까.

“정치안정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바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확고한 안정 의석을 확보하는 길입니다. 공조체제를 확실히 갖추기 위해 연합공천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생각입니다.”

―TK(대구 경북)지역에서 ‘5공 신당세력’과의 연대는….

“어느 정도 가시화돼야 얘기도 해보는 것 아닙니까. 솔직히 그 정도 가지고 (신당이)잘 되겠느냐는 생각입니다. 만나 얘기하자는 사람도 있는데 시간이 잘 안나요. 앞으로 얘기할 생각입니다. 다만 언론에 보도된 신당 관련자들의 면면을 보면 한두 사람 정도는 몰라도 너무 허물이 큰 사람들은 곤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여야 관계의 중재역을 맡으실 생각은 없는지요.

“그동안 사실 중재역에 소홀했던 게 아니라 만날 기회가 없었어요. 이회창총재는 사람 만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 것 같습디다.”

―자민련 지지도를 높일 방안을 생각하고 계신지요.

“나름대로 특단의 대책을 강구 중입니다. ‘제2의 창당’을 한다는 각오로 각 분야의 유능한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전국적인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의 노쇠한 이미지 극복을 위해 젊은 사람들을 많이 데려올 생각입니다.”

―재벌 구조조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재벌들의 당초 다짐이나 국민적 기대에 크게 미흡하다고 봅니다. 일부 재벌은 국민에게 구조조정을 약속해놓고 정치권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평소 재벌의 발전적 해체론을 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가 아니라 현대가 그러겠다고 말하더군요. 해체는 좀 심한 말이고…. 계열사 상호지급보증만 해소해도 각 기업이 독립성을 갖는 것 아닙니까. 은행 시민단체 등이 부당한 경영을 감시하고 있으니 재벌 스스로 과감한 구조개혁과 소유 경영 분리를 실천해야 합니다.”

〈이동관·송인수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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