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재보선]구로을 재선거 후보 공천「한광옥의 고뇌」

  • 입력 1999년 3월 1일 20시 27분


우여곡절 끝에 서울 구로을 재선거의 국민회의 후보로 공천된 한광옥(韓光玉)부총재의 인간적인 고뇌가 작지 않은 듯하다. ‘당명(黨命)’이라 고심 끝에 출마결심은 했지만 김병오(金炳午)전 구로을위원장과의 인간적인 관계가 마음에 걸리기 때문. 두 사람은 중학교(전주북중) 선후배 사이로 11대 국회 때 함께 민한당 후보로 출마, 국회에 진출했고 지금도 민한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초회’멤버다.

5공 시절에는 한부총재가 민주화추진협의회 대변인, 김전위원장은 부간사장을 지냈고 86년 고려대앞 사건에 연루돼 두사람 모두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한부총재는 “처음에 청와대와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으로부터 구로을 출마를 권유받고 즉답을 못했다”면서 “김전위원장이 사면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그 자리에 갈 수 있느냐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다. 한부총재의 부인도 지난달 27일 김전위원장의 부인을 찾아가 “정말 기구한 운명이다. 김전위원장의 자리에 한부총재가 가야 하느냐”며 손을 붙잡고 엉엉 울기도 했다는 것.

한부총재는 “김전위원장에 대한 인간적인 도리를 다한 뒤 구로을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김전위원장과 연락이 닿는대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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