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내주 TV대화후 TJ-JP와 따로 만나…내각제 담판?

  • 입력 1999년 2월 18일 19시 11분


공동정권 출범 1주년을 맞는 다음주에는 여권 수뇌부의 주요 행사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어서 이들 사이의 내각제 공방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21일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민과의 TV대화를 갖는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정전반에 걸친 각계의 궁금증에 답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각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정길(金正吉)청와대정무수석은 18일 이와 관련해 “내각제 개헌에 대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의 논의가 원만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특별히 진전된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김을 뺐다. 그는 또 내각제에 대한 김대통령과 김총리의 견해차에 대해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은 게 정치”라고 덧붙였다.

22일에는 김대통령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주례회동이 잡혀 있다. 두 사람은 통상 금요일에 만났으나 이번주에는 박총재의 지역구(경북 포항) 방문일정이 예정돼 있어 날짜를 늦췄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이 이날 회동에서 내각제에 대해 어떤 대화를 나눌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때가 때인 만큼 무엇인가 긴밀한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박총재는 현재 “나는 선량한 관리자”라며 김대통령과 김총리 사이에서 엄정 중립 입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연내 개헌 불가쪽에 기운 상태. 이 때문에 김대통령은 박총재의 측면 지원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김정무수석은 “내각제 합의는 당대당 합의여서 박총재와도 논의하고 있다”고 박총재의 역할에 무게를 실었다.

23일에는 김대통령에 대한 김총리의 주례보고가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날 두 사람이 본격적인 내각제 담판을 시작할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내각제 개헌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정국 불안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이를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기 때문.

그러나 김총리는 18일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을 통해 앞으로도 특유의 ‘소걸음 전략’을 계속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이대변인은 이날 총리공관에서 김총리를 만난 뒤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차근차근 해나간다는 게 총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 김총리가 “21세기에는 ‘나를 따르라’는 식의 현행 제도로는 복잡다기한 사회에 대처할 수 없다”면서 “당과 더불어 생사고락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김정무수석 역시 “23일 내각제 담판이 있을 것이라는 보도는 언론의 희망사항”이라며 담판 가능성을 일축했다.

24일에는 김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도 내각제 해법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 김대통령이 어떤 답변을 할지 관심거리다.

청와대측은 여전히 김대통령의 발언이 원론적 언급에 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회견장의 분위기에 따라 돌출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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