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증언]『92년 YS 한달에 한번정도 만나』

  • 입력 1999년 2월 4일 19시 28분


―증인은 92년 대선당시 여당인 민자당 중앙당 재정위원이었다. 당시 김영삼대표와도 멀지 않은 사이였는가.

“한달에 한번 정도는 만났다.”

―김영삼대표가 대통령후보로 나서면서 적극 도와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는가.

“그렇게 기억된다.”

―수서사건 이후 회사경영이 쉽지 않을 때인데도 증인은 민자당 재정위원으로서 92년에만 수차례에 걸쳐 50억원의 당비를 낸 일이 있는가.

“그 정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증인은 대통령선거 일주일 전인 12월12일경에 김영삼후보에게 1백억원을 직접 전달했는가.

“그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부인할 수는 없다.”

―김영삼후보에게 1백억원을 직접 전달할 때 당시 산업은행 이형구총재가 동행했는가.

“기억이 확실치 않다. 동행한 사람은 있었다.”

―그 외에 당시 민자당 김명윤고문의 자택인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에서 김영삼후보를 수차례 만나 총 50억원의 선거자금을 직접 전달했는가.

“대충 그 정도가 될지 안될지 모르겠다.”

―김영삼후보를 위해 총 2백억원 정도를 전달했는데 이 자금은 증인의 사재가 아니라 산업은행과 서울신탁은행 등에서 대출받은 돈이었는가.

“은행대출이라도 결국은 사재나 마찬가지다. 내 개인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해 대출했기 때문에….”

―은행에서 나온 돈을 썼는가.

“확실히 모르지만 그런 입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증인은 사과박스에 현찰을 담아 줘서 인구에 회자된 적이 있는데 박스 하나에 대개 1억원이 들어간다. 1백억원이면 1백박스다. 그때는 이게 어려워 수표로 줬는가.

“그 당시에는 수표가 통용됐다.”

―1백50억원의 선거자금은 김영삼후보에게 직접 전달했는데 김후보가 직접 요청한 건가. 아니면 이형구산은총재가 권유한 건가. 증인이 스스로 갖다준 것인가.

“잘 모르겠다.”

―김영삼후보 대통령당선후 축하금으로 1백억원을 주었다는데….

“터무니없는 얘기다. 당선되고 나서 한번도 만난 일이 없다.”

―세상에서는 모두 6백억원 이상 1천억원 미만의 정치자금을 내놓은 걸로 알려져 있다.

“비유해서 얘기를 하나 하겠다. 사건이 나고 나서 권노갑씨에게 5억원을 줬다고 신문에 보도됐는데 그때 나는 5천만원을 줬다고 얘기했었다. 그런데 5천만원이 5억원이 됐다. 똑같은 얘기라고 생각한다.”

―홍인길씨는 자기는 깃털에 지나지 않고 몸통은 따로 있다고 했는데 그 몸통이 바로 김영삼전대통령 아닌가.

“몸통인지 깃털인지 잘 모른다.”

―97년초 검찰조사를 받을 때 김영삼후보에게 자금을 제공한 점에 대해 시인한 적이 있는가.

“그때는 얘기 안했다.”

―당시 검찰에서 야당 총재와 민주계 최모의원에게 돈 준 일을 시인하면 아들은 살려주겠다고 했는데 증인이 계속 부인하니까 결국 아들인 정보근회장이 구속된 게 사실인가.

“(고개를 끄덕임)…….”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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