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常委 『어차피 늦었는데…나중에 합시다』

  • 입력 1998년 12월 15일 19시 30분


국회는 15일 통일외교통상위 등 7개 상임위를 열기는 열었으나 여야가 18일로 회기가 끝나는 정기국회 직후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함에 따라 파장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부 의원들은 “연말을 맞아 송년회 동창회 등 이래저래 모임이 잦은 마당에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행정자치위에서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약속이 있다는 이유로 일찍 회의를 끝내자고 조르는 바람에 이원범(李元範)위원장이 “의결정족수가 미달되기 전 미리 안건부터 의결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의원들은 “약속이 있어서 갈 사람은 가고 경찰청의 민간사찰문제를 따질 사람은 남아서 따지자”고 화답, 안건부터 먼저 처리하는 비정상적 상황이 벌어졌다.

문화관광위는 이날 오전11시에 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상당수 의원들이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며 늑장을 부려 오후4시가 넘어서야 회의가 겨우 열렸다.

환경노동위는 이날 당초 31개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오전에 ‘한강수계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등 2건만 상정한 채 곧바로 정회했다.

건설교통위는 지난주 다루지 못하고 14일로 미뤘던 규제개혁법안 심의를 위한 회의를 또다시 17일로 미루는 등 법안심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법사위도 지난주 다른 상임위에서 넘어온 40여건의 법안 외에는 이번주 들어 단 한건의 법안이 추가로 넘어오지 않아 타 상임위소관 법안심사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법사위는 14일에도 박상천(朴相千)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세풍(稅風)사건을 놓고 여야간 입씨름만 벌이다 법안심사를 한 건도 하지 못했다.

〈김정훈·공종식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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