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청와대 간담회 이모저모]

입력 1998-12-08 07:54수정 2009-09-24 17:3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주재로 열린 정재계 간담회는 사안의 중요성 때문인지 참석자 모두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등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이어진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큰일을 해냈다는 안도감에서인지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회의는 참석자들끼리 사전 인사 교환도 없이 곧바로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간담회장 문앞에 굳은 표정으로 도열해 있다가 김대통령이 나타나자 악수만 나누고 곧바로 테이블에 앉았다.

김대통령도 의례적인 인사말 없이 곧바로 준비한 자료를 펼친 뒤 “이 자리는 국가의 장래에 막중한 영향을 주는 중요한 자리”라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김대통령은 특히 “여기에 오기 전에 증시가 500선을 넘어섰고 5대그룹 다수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국민이 5대그룹 구조조정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

○…김대통령의 모두발언이 끝나고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회장을 시작으로 5대그룹 총수들이 차례로 자체 구조조정계획을 설명.

일부 그룹총수들은 사업의 기밀성을 이유로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고 손길승(孫吉丞)SK그룹회장은 “기업비밀은 금감위를 통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시열(柳時烈)제일은행장과 배찬병(裴贊柄)상업은행장은 과거와 달라진 금융권의 자세를 설명하며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감독’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다짐. 한편 정덕구(鄭德龜)재정경제부차관은 회의 중에 모친상 소식을 듣고 자리를 떴다.

○…간담회 후에 이어진 만찬에서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는 “정말 오늘은 길일(吉日)인 것 같다. 오늘을 계기로 폐습을 버리고 경제를 다시 도약시키자”며 건배를 제의.

김대통령은 맞은편에 앉은 김우중회장과 구본무(具本茂)LG그룹회장, 오른쪽 옆자리에 앉은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 등과 시종 밝게 웃으며 얘기 꽃을 피웠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대통령께서 너무 기분이 좋아서인지 민족주의문제 중국방문 베트남방문 등에 대해 너무나 재미있게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