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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26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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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부총재단 인선과정에서 ‘주류연대’의 주축이었던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가 이탈해 이총재는 당내 기반약화라는 새로운 불안요소를 떠안게 됐다. 대구 경북지역을 배려하지 않음으로써 불거질 이 지역 의원들의 반발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기택(李基澤)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의 부총재단 합류를 설득하는 데도 실패해 ‘거당적 화합’을 이뤄내지 못한 점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총재의 지도력부재로 부총재단이 반쪽짜리도 못되게 구성됐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계파 실세의 대리인들이 참여했다지만 ‘원격조종’의 비효율성이 당의 진로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총재측은 “연대 파트너였지만 내심 부담스러웠던 김윤환 이기택전부총재가 빠짐으로써 오히려 계파정치를 타파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새 지도부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이총재와 새 부총재단에서 사실상의 수석부총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김덕룡(金德龍)부총재간 ‘신주류연대’의 가능성이다.
이총재가 이날 연설에서 “당개혁을 통해 중산층과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과 김부총재가 “이총재와 함께 당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한 것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이는 이총재가 그동안 기득권세력을 대변해온 것으로 비친 ‘이회창―김윤환연대’에 선을 긋고 김덕룡부총재와 ‘개혁연대’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어려움으로 점철돼 있는 당안팎의 사정은 이총재와 한나라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우선 ‘기아상태’나 다름없는 당살림에 이총재의 자금조달력 문제는 상당기간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치인 사정을 동반한 여권의 정계개편 시도나 ‘세풍(稅風)’사건 수사는 물론 항간에 나돌고 있는 신야당태동설 등 잠복상태에 있는 ‘외환(外患)’이 언제 닥쳐올지 모른다는 점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가깝게는 새해예산안 처리와 내달 8일부터 시작되는 경제청문회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정치현안들을 어떻게 풀 것이냐도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