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정주영씨 면담 대화록(요지)]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1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일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을 정몽헌(鄭夢憲)현대그룹회장과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사장이 배석한 가운데 35분가량 만났다.다음은 대화 요지.

▼김대통령〓많은 일을 합의했다고 들었다.

▼정명예회장〓평양에서 기름이 나오는데 파이프를 연결해서 공급해 주기로 약속했다.

▼정회장〓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미국에서 탐사를 많이 제의하고 있다며 사진을 보면 기름이 있다고 했다. 그는 김일성(金日成)주석 생존시 통천에 비행장을 건립해 일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우리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공단조성 제안으로 경제특구처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북한에 나가있는 기업들에 애로가 많다고 하자 김정일위원장은 김용순(金容淳)아태평화위원장에게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임금에 대한 합의는 했나.

▼정회장〓중국의 선전처럼 해달라고 했다. 장전항 도로개발을 하고 있는데 임금이 월 1백달러 정도다. 김정일위원장은 김용순위원장에게 금강산 개발이 늦어진다고 책망투로 얘기했다. 또 2년반동안 가뭄이 들어 수력발전도 안되고 석탄을 캐지 못해 화력발전도 안되고 있다고 했다.

▼김대통령〓공단은 한다고 동의했나.

▼정회장〓북쪽에서는 혼자 모든 것을 다 못하니까 대답을 하지 못한다. 금강산개발은 독점이라는 문구는 없지만 김정일위원장이 김용순위원장에게 현대와 하는 사업을 여러 사람과 나눠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계약서상 기한은 6년3개월로 나타나 있다. 북한은 돈을 받고 땅을 파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면서 홍콩 조차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사장〓민경련은 디젤발전기 5대만 준비해 평양에 10만㎾의 전기를 공급해달라고 요구했다. 전기료를 어떻게 줄 것인지 물었더니 지불보증 준비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대통령〓외화가 없는데 그런 것이 준비될까. 과거 기업들이 요란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엇이 있었나. 너무 과장되게 보도되면 안된다. 국민감정도 있으므로 착실히 금강산사업을 성공시키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좋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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