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이기택씨 병원 이송…『병상서도 계속하겠다』

  • 입력 1998년 10월 1일 19시 57분


한나라당 여의도당사에서 지난달 19일부터 13일째 단식투쟁을 해온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가 1일 오전 고려대 안암병원으로 실려갔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김대중(金大中)정권의 실정과 무도함에 대한 항의 표시로 단식을 벌여온 이전부총재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의사의 강권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날 이전부총재의 몸무게는 단식 시작 전보다 8㎏이나 준 65㎏. 주치의는 혈압이 상당히 떨어진데다 부정맥현상과 호흡곤란 증세까지 보이고 있고 간헐적으로 의식마저 혼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전부총재는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김대중정권은 야당을 존중하고 민심을 수습함으로써 하루속히 국난극복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견딜 수 있을 때까지 단식할 결심”이라며 병원에서도 단식을 계속할 뜻임을 밝혔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는 그의 단식투쟁을 ‘계산된 승부수’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즉 이를 통해 경성 로비사건과 관련한 위기에서 탈출하는 동시에 정권으로부터 핍박받는 대표적 ‘반(反)DJ인사’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부산지역에서의 정치적 기반 마련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단식을 시작하게 된 경위야 어떻든 그의 단식투쟁은 초기를 제외하고 기대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이전부총재측은 예정에 없던 투쟁소식지까지 발행하는 등 세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왔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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