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표정]박준규의장 개회사

  • 입력 1998년 9월 10일 19시 40분


올해 정기국회 개회일인 10일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정치권 스스로의 개혁을 촉구했다.

박의장은 먼저 “정치권 전체를 매도하는 풍조가 유행병처럼 생기고 있다”면서 정치권 스스로의 자기 개혁을 강조했다. “우리가 개혁하지 못하면 남이 개혁하려 달려들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는 정치권 개혁의 요체로 의회기능의 회복을 꼽은 뒤 “여야와 정부가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하면서 타협함으로써 의정활동의 균형과 조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투표실명제 실시 △상임위 소집 정례화 △상임위 내의 소위 활동 속기록 작성 등을 제안했다. 국회제도 개선을 위해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국회제도운영개혁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구상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국회 풍경은 개회사 내용과는 정반대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은 채 국회본청 앞에서 시위를 벌여 정기국회 첫날부터 반쪽 국회가 된 것이다.

박의장은 개회식 후 여당의원들에게 “한나라당의 오늘 작태에 대해 엄중 항의했으니 일단 며칠만 좀 기다려보자”면서 의장석을 내려왔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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