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초선들 『정당명부제 반대』…청와대선 불쾌

  • 입력 1998년 7월 27일 19시 50분


국민회의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21세기 푸른정치모임(간사 정동채·鄭東采)’의 ‘독일식 정당명부제 반대’입장 천명이 여권내 미묘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24일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도입될 경우 지역패권주의를 양산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당명부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국민회의가 공식 추진하고 있는 제도. 김대통령은 93년 영국체류시절 독일에 들렀다가 이에 강한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대통령은 여러차례 이 제도의 장점을 입에 올렸고 지난달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의 주례보고시 이의 추진을 지시했다.

청와대측은 “초선의원들이 당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순수하게 의견을 개진한 만큼 문제삼을 순 없지만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당의 임무”라며 “과거 여당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의아해했다. 이에 대해 푸른정치모임의 한 의원은 “명백한 반대라기 보다는 정당명부제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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