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政개혁위원회 출범]「공룡」서울시 수술대 올랐다

  • 입력 1998년 7월 2일 19시 38분


서울시 ‘시정개혁위원회’가 2일 첫 회의를 갖고 구조조정과 시정개혁 활동을 시작했다. ‘공룡조직’ 서울시가 수술대에 오른 셈이다.

권태준(權泰埈)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과 이필곤(李弼坤)행정1부시장이 공동위원장이며 시민단체 대표와 교수 등 17명의 위원과 7명의 실무위원으로 구성됐다.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시정개혁위는 1단계로 이달 중 시 본청의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시정개혁위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무 민영화와 민간위탁, 투자기관 구조조정, 인사제도 개혁, 시민서비스 평가제 도입, 도시정보화 시스템 구축 등 시정운영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꿀 구체적 실천계획을 마련해서 시장에게 자문하게 된다.

한마디로 거대도시 서울시가 앓고 있는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응급조치 정도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메스를 대 수술하겠다는 것이다.

시정개혁위는 서울시 경영진단 결과(삼성경제연구소·95년)와 시정운영3개년계획(96년)및 최근 시정개발연구원이 실시한 서울시 직무분석 내용을 토대로 실무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기간 중 고건(高建)시장의 정책개발을 전담하다시피한 강홍빈(康泓彬)서울시립대교수 등 ‘동숭동 팀’의 개혁안도 긴요하게 쓰일 전망.

그러나 대부분의 위원회가 출범 당시의 거창한 취지와 달리 중구난방식 토론에 그치고 관료들의 집요한 반대에 부닥쳐 구체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시정개혁위 운영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시정개혁위 첫 회의는 위원회의 성격과 권한, 특히 본 위원회와 실무위원회의 업무분담 범위를 놓고 참석자들이 논란을 벌이다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끝났다.

권태준위원장은 “많은 정부 자문기관이 현실과 동떨어진 개혁안을 내놓곤 했는데 이번에는 시민 의견과 서울시 내부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 서울시를 경쟁력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7년만에 돌아온 ‘행정의 달인’ 고시장이 서울시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아니면 ‘관료주의의 벽’에 포위돼 주저앉을 지 주목된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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