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계파 「勢대결」시동…각진영 물밑접촉 본격화

  • 입력 1998년 6월 11일 19시 22분


한나라당의 당권 향방을 결정할 차기 전당대회가 ‘8월 개최’로 가닥이 잡혀감에 따라 각계파간의 물밑 세결집 움직임이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윤환(金潤煥)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는 아직도 표면상 ‘7·21’재 보궐선거 이전에 조기전당대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순(趙淳)총재가 10일 8월말 전당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선 것을 계기로 “전당대회 날짜만 못박는다면 재 보선 이후 전당대회 개최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리해놓고 있는 상태.

비당권파진영은 조기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구당(救黨)선언’까지 준비해놓고 일부 서명작업에 들어갔으나 결국 전당대회 개최의 확실한 보장과 세확산을 동시에 겨냥한 포석이라는 게 지배적 해석이다.

조총재진영의 한 측근도 “당내의 대세라면 8월 전당대회에서 경선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경선수용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비당권파측은 현재 전당대회 개최시 사실상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당운영체제를 순수단일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이명예총재를 당의 ‘얼굴’로 하고 김부총재가 수석부총재 혹은 당의장으로서 당무를 총괄하는 역할분담을 염두에 둔 것. 이와 관련, 이명예총재와 김부총재는 금명간 회동을 갖고 역할분담과 경선대책 등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내에서는 조총재―이한동(李漢東)부총재―서청원(徐淸源)총장을 중심라인으로 해 이기택(李基澤) 김덕룡(金德龍)부총재가 가세해 형성됐던 당권파와 비당권파진영간에 세력재편의 미묘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선 당권파에 가까웠던 이한동부총재와 김덕룡부총재는 경선이 이루어지면 독자출마를 시도한다는 방침 아래 세결집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이부총재의 경우 가까운 시일내에 여의도 63빌딩에서 지지대의원 2천여명을 소집해 대규모 세과시에 나선다는 계획.

이기택부총재의 경우도 최근 ‘당권파 경사(傾斜)’에서 중도적 입장으로 선회, 비당권파측과 활발한 접촉을 갖고 있다. 이부총재는 10일 저녁에도 지구당위원장 40여명을 소집, 계파의 향후 진로문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비당권파측은 이명예총재와 김윤환부총재만이 앞서 뛰는 모양보다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부총재진영과 손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아래 김덕룡 이기택부총재 등과 접촉, 세력규합을 위한 적극 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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