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통-국방부 업무보고 이모저모]

  • 입력 1998년 3월 17일 20시 0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청와대 경제대책조정회의가 길어지는 바람에 예정보다 6분 늦은 오전9시36분부터 통일부 업무보고를 들었다.

김대통령은 강인덕(康仁德)장관의 보고 후 간부들을 지목, 통일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고 대통령에 대한 건의사항을 자유롭게 말하도록 유도했다.

몇몇 간부들은 “김영삼(金泳三)정권의 대북정책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하거나 “북한 군부를 안심시킬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돌출적인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통일전문가인 김대통령에게 보고하느라 긴장하고 있던 간부들은 김대통령이 “통일부가 대북정책 추진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자 희색이 만면했다.

그러나 구내방송을 청취하던 일반직원들은 대통령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외교통상부 업무보고에서 김대통령은 투자유치 및 수출증대를 위한 외교통상부의 역할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대통령도 세일즈맨”이라며 “앞으로 계속 대통령으로서 세일즈맨의 역할을 해 나갈 작정이니 여러분도 모두 세일즈맨이 돼 어떻게 수출을 늘릴 것인지, 외국투자를 유치할 것인지 전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교통상부 고위관리들은 보고에서 △20개 재외공관 감축 문제의 신중한 접근 △달러예산의 환차손부분 분기별 보전 △교민청 신설 대신 재외동포재단 활용 등 ‘민원성 건의’를 자유스럽게 개진해 눈길을 모았다.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잘 정리해 장관이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건의해달라”고 밝히자 관리들은 기뻐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오후3시에 시작된 국방부의 업무보고는 군사기밀을 다루는 국방부의 업무성격 때문에 다른 부의 업무보고와 달리 비공개로 진행됐다.

국방부 직원들은 과거 군과 ‘미묘하고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김대통령이 최고통수권자로 국방부를 방문하자 업무보고 시작 전부터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우리는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군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며 여러 차례 군을 격려하는 발언을 하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문 철·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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