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자정 무렵까지만 해도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였으나 자정을 넘겨 개표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이회창후보가 김대중후보에게 1% 이상 뒤지자 『역전이 불가능하다』고 자포자기하는 표정이었다.
패색이 짙어지자 당사 7층 후보비서실 관계자들은 대부분 눈이 충혈된 모습으로 TV의 개표상황을 지켜봤으며 일부 당직자는 『이후보의 패배는 순전히 이인제 때문』이라며 『이인제후보를 더 찍어눌렀어야 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야속하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날 저녁 상황실을 찾은 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선대위의장, 강창성(姜昌成)선대위원장, 김명윤(金命潤) 민관식(閔寬植)고문 등도 패배가 굳어지자 당사를 떠났으나 이한동(李漢東)대표는 자정무렵 상황실에 나타나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이회창후보는 서울 삼청동의 한 음식점에서 조순(趙淳)총재와 만찬을 함께 한 뒤 밤늦게 당사에 들를 예정이었으나 개표결과가 기울어지자 시내의 한 호텔에 머물며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와 함께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서울 여의도 부국증권 빌딩에 있는 한나라당 후원회 사무실에서는 당선축하 샴페인까지 준비했으나 끝내 패배로 굳어지자 침통한 분위기였다.
당직자들은 당사나 당사 주변 포장마차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당의 앞날과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밤을 새웠다. 한 당직자는 『이제 당은 사분오열되지 않겠느냐』면서 『당장 오늘아침부터 출근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들은 또 『이후보가 정계를 은퇴할지, 아니면 야당을 할지 모르겠다』며 『이후보가 정계를 은퇴하면 당의 앞날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