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은 92년 9월 당시 노태우(盧泰愚)대통령의 민자당 탈당과는 그 본바탕이 다르다.
노대통령이 탈당을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당시 한준수(韓峻洙)연기군수의 14대 총선 부정폭로사건이다. 이 때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노대통령은 당시 김영삼 민자당대통령후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탈당을 결행하고 이른바 중립내각을 구성했다.
그 후 노대통령과 김후보는 「내밀한 협조관계」를 계속 유지했고 야권에서는 「위장탈당」이니 「고도의 선거전략」이니 하며 비난했다.
반면 김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은 사실상 「쫓겨나다시피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김대통령은 경선 후 여권의 내분상황속에서 계속 모호한 입장을 견지하다 급기야 이회창(李會昌)총재로부터 「탈당요구」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당을 못 떠나겠다』고 버티다 「이인제(李仁濟)후보 지원의혹」까지 불거지고 공세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자 결국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당을 떠나기에 이른 것이다.
아무튼 김대통령의 탈당은 집권여당에서 대통령이 사실상 「추방」되고, 따라서 여야가 없는 정당정치 상황이 초래됐다는 점에서 헌정사상 초유의 사례로 기록될만하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