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총재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20억원+α」의 물증을 찾는 과정에서 제보에 따라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으며 김총재의 비자금실체의 일부를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됐다.
▼「20억원+α」의 「α」〓노전대통령이 90년12월말 전경호실경리과장 이태진(李泰振)에게 지시, 상업은행 효자동지점의 가명 민영애 명의 비자금계좌에서 3억원을 인출해 91년1월14일 대한투자신탁 청량리지점의 평민당 사무총장계좌에 입금했다. 또 다른 3억원은 노전대통령이 대우로부터 수수, 91년5월말경 대한투자신탁 영업부의 평민당 사무총장계좌에 입금했다. 나머지 3천만원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계좌에서 인출돼 제일은행 남역삼지점에서 돈세탁 후 김총재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55)씨가 당시 지점장으로 있던 동화은행 남역삼지점의 이의돈씨(이형택씨의 서울사대부고 동창) 등 6명의 차명계좌에 분산입금했다.
▼6백70억원의 비자금관리〓현재 동화은행 영업본부장인 이형택씨가 지난 7년간 친인척과 동창 등의 가차명계좌 3백94개를 통해 2백95억1천2백75만원을 직접 관리해왔다. 여기에는 동화은행 여의도 중앙지점 43개 계좌의 65억1천3백만원, 동화은행 서역삼지점 80개 계좌의 68억5천5백80만원 등이 포함돼 있다. 김총재는 이씨 이외에 「김연경」 같은 허무인 명의나 당사자 모르게 여러 사람의 이름을 도용, 3백75억원을 관리해왔다는 사실도 함께 제보됐다.
▼금융실명제 실시 후 62억여원 불법실명전환〓이씨의 부탁을 받은 쌍방울건설 유태화(劉泰和)사장은 93년11월 경리과장 주재훈(朱宰勳)씨에게 지시, 5억원의 CD를 주씨의 장인 등 명의로 실명전환해줬다. 또 이씨는 93년1월12일 김총재의 비자금 20억원으로 CD를 매입, 만기일인 93년4월14일 이자를 포함해 20억4천8백만원을 현금화했다. 이 돈으로 20억원의 CD를 재차 매입, 이 중 5억원을 유사장명의로 실명전환했고 나머지 15억원은 사채업자 구규영(丘圭英)씨에게 부탁해 불법실명전환했다. 명동사채업자 구씨는 이씨의 부탁을 받고 기원에서 일하는 김용일씨(35)에게 부탁해 실명전환해줬다. 쌍방울 상무이사 송동섭(宋東燮)씨는 이씨의 부탁을 받고 93년11월2일 동화은행 종로5가지점에서 자신의 명의로 CD 1억8천만원을 실명전환한 다음 상업은행 압구정지점에서 현금으로 인출해 이씨에게 돌려줬다. 또 대우는 금융실명제 발표 이틀뒤인 93년8월14일 김총재측 비자금계좌에서 나온 40억원을 대우자금부대리 남상범(南相范)씨 명의로 중앙투자금융에서 당좌수표로 교환, 불법적으로 실명전환해 주고 같은 날 제일은행 남산지점의 대우당좌계좌에 예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