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정치개혁을 위한 3당대표회담 제의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거나 국면전환용 정치공세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회의는 『필요하면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먼저 여당이 기득권을 내놓지 않겠다는 태도를 버리고 특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건부 수용」입장을 밝혔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날 공식논평을 통해 『신한국당 특위 위원들의 개혁의지는 실종상태이고 개혁의지 자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대표가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먼저 신한국당 원내총무와 정치개혁특위 위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개혁에 임하도록 지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회의의 이같은 입장은 「거부」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거부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원(朴智元)총재특보도 『이대표가 불쑥 회담을 제의한 것은 인기하락을 비켜가려는 당리당략적인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시기상조』라며 거부입장을 밝혔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지금 국회특위가 활동중인데 아직 충분한 의견교환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당수들이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표회동은 충분한 사전정지작업이 이루어진 뒤 마무리단계에서나 검토해볼 사안』이라고 말했다.
자민련은 또 건강진단서와 세금납부실적을 공개하겠다는 이대표 발언에 대해서도 이규양(李圭陽)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정치적인 쇼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고 폄훼했다.
○…정치개혁특위에서 배제된 민주당은 이날 신한국당 이대표가 3당 대표회담을 들고 나오자 『또다른 밀실야합을 하자는 뜻』이라며 경악과 함께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권오을(權五乙)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특위를 구성할 때부터 야당과 다수당은 당리당략차원에서 횡포를 부려왔다』면서 『밀실협상을 중단하고 민주당이 참여하는 공정한 게임의 룰을 따라 진행하든지, 아니면 차선책으로 시민단체와 중앙선관위안을 중심으로 정치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호·이철희·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