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민회의 창당2주년 기념식은 안양만안 보궐선거에서의 「야권공조 승리」에도 불구하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의 「현 정권 임기내 내각제개헌―대선연기」 발언으로 어수선해지고 말았다.
모처럼 한판 벌이려던 생일잔치가 좋지않은 소식으로 뒤숭숭해지고만 셈이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 자민련 김총재가 『야권단일후보로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자』고 한목소리로 외쳤지만 어쩐지 공허하고 어색한 분위기까지 감돌았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회의 소속의원, 지구당위원장, 그리고 김종필총재, 김용환(金龍煥)부총재 등 자민련 축하사절단과 홍사덕(洪思德)정무제1장관 등 7백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이 시작되기 직전 두 김총재는 양당 연합공천을 받아 안양만안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자민련 김일주(金日柱)당선자와 나란히 입장, 공조를 과시.
단상 맨 앞줄에 자리를 잡은 두 김총재는 또 서로 좋은자리를 양보하는 등예우갖추기에도무척 신경을 쓰는 모습.
○…사회를 맡은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김종필총재 등 자민련 고위당직자들을 소개하면서 시종 미사여구를 동원.
김총재에 대해서는 「소신과 철학, 멋을 겸비한 경륜있는 지도자」, 김용환부총재는 「단일화 협상의 견인차」, 강창희(姜昌熙)사무총장은 「안양보선에서 승리를 이끈 선봉장」, 허남훈(許南薰)정책위의장은 「집권당을 능가하는 야당의 정책통」, 이정무(李廷武)원내총무는 「여당 원내총무의 독선에 투쟁한 총무」, 이양희(李良熙)사무부총장은 「여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청문회 스타」라고 추켜세웠다.
○…김대중총재는 기념사에서 『지난해 총선에서 목표달성을 못해 좌절감 속에서 창당 1주년기념식을 치렀다』며 『2주년 기념식은 야당도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새로운 환경속에서 치르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필총재는 『안양만안 보선의 승리는 양당의 승리이고 정권교체를 예고하는 국민의 의지이자 하늘의 뜻』이라고 화답.
김대중총재는 자민련 김총재의 축사가 끝나갈 무렵 자리에서 일어나 참석자들에게 손짓을 보내 기립박수를 유도했을 뿐 아니라 퇴장하는 김총재 일행을 식장 밖까지 나와 배웅하는 등 이날따라 유난히 김총재에게 「공」을 들이는 모습.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서울의 유영(兪煐)강서구청장 양재호(梁在鎬)양천구청장 박원철(朴元喆)구로구청장과 인천의 김용모(金容模)남동구청장의 입당식도 함께 가졌다.
〈김재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