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대표 첫 민생시찰…고속철 부실현장 확인

  • 입력 1997년 8월 13일 20시 03분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가 13일 충남 연기군 경부고속전철 공사현장과 전북 김제의 농촌구조조정사업 현장을 방문했다.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후 첫 「민생현장」 시찰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역사(役事)로 일컬어지는 경부고속철도 공사는 미국의 안전진단 전문회사인 WJE사로부터 39군데를 부분 재시공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었다. 이날 이대표가 눈으로 확인한 부실공사의 현장은 WJE사로부터 각각 34곳과 63곳을 시정토록 지적받은 신정교(총연장 4백80m)와 운주터널(〃 4천20m)구간. 이 구간의 시공회사는 ㈜대우와 ㈜대호다. 이대표는 이날 한국고속철도공단의 金成男(김성남)중부종합건설사무소장으로부터 부실공사의 이유와 보수계획 등을 보고받은 뒤 신정교의 교각과 상판 아랫부분, 운주터널 출구 부분 곳곳에 붙어있는 「WJE 지적사항」이라는 부실공사의 증표들을 심각한 표정으로 살펴보았다. 특히 이대표는 『안전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공사관계자들의 설명에 직접 철근과 콘크리트조각을 손에 쥐어보며 『정말 안전도에 문제가 없느냐』고 꼬치꼬치 따졌다. 또 터널안에 들어가 『시속 3백㎞가 넘는 고속전철이 일으키는 엄청난 압력으로 시멘트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위험은 없겠느냐』고 몇번씩 물었다. 공사현장을 둘러본 뒤 이대표는 공사관계자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경제성은 그 다음이니 안전에 더욱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대표는 이날 공사장 부근의 간이천막에서 육개장으로 점심을 먹고 식당종업원들과 현장근로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인사를 나눈 뒤 김제시의 농촌구조조정 사업현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넥타이를 풀고 잠바차림으로 국정을 챙기는 모습을 보인 이대표의 현장시찰 전략이 얼마나 대중의 가슴속을 파고들 수 있을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기〓최영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