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리서치 大選설문/여야 반응]뜨는 조순에 『벌벌』

  • 입력 1997년 8월 12일 20시 38분


《趙淳(조순)서울시장이 대선에 출마해서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 자민련 金鍾泌(김종필)후보와 4자대결을 벌이면 이회창후보를 누르고 김대중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가 지난 10일 전국의 20세 이상 유권자 7백4명에게 전화로 지지후보를 조사한 결과다. 각 후보의 지지율은 김대중 27.8%, 조순 24.8%, 이회창 23.9%, 김종필 5.7%의 순이었다. 또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가 출마, 4자대결이 되면 이지사가 31.3%의 지지로 김대중(26.3%) 이회창(21.4%) 김종필후보(5.7%)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측은 여론조사결과에서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물론 趙淳(조순)서울시장에게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심각한 표정. 이대표측은 당 부설 사회개발연구소에서 지난 11일 유권자 1천9백5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박빙의 리드를 지키며 조시장과 2위를 다투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거론하며 더욱 우려하는 반응. 이대표측은 그러나 『아들 병역문제나 경선후 당내갈등 등 이미 예상됐던 최악의 상황에서 나온 결과이며 지지도가 더 이상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반등(反騰)을 기대. 또 조시장의 높은 인기도에 대해서도 『당장은 이대표가 불리한 것으로 나왔지만 조시장이 야당후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결국에는 야권표가 분열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자위하기도. 그러나 『대선 막판에 조시장이 김대중총재의 손을 들어주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에는 속수무책』이라며 조시장의 출마가 결코 유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회의는 조시장이 출마의사를 공개표명한데 이어 일부 여론조사에서 조시장 지지율이 비록 김대중총재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신한국당 이회창대표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나자 긴장하는 모습. 金槿泰(김근태)부총재는 『당 일부에서 최근 조시장의 지지도를 11% 정도로 본 것은 다소 과소평가된 것』이라며 『하지만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24.8%가 나온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李海瓚(이해찬)의원은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까지 출마할 경우 이회창대표는 4위권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 기본적인 공감을 표시. ○…자민련은 조순서울시장의 출마로 金鍾泌(김종필)총재의 지지도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황해하는 분위기. 그동안 자민련은 「조시장의 출마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다자(多者)대결구도가 되면 김총재의 입지가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여유를 부려왔다. 이 때문에 당직자들은 한결같이 『도무지 여론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많지도 않은 표에서 다시 표가 깎이면 어떡하느냐』고 불만을 토로. ○…이인제경기지사 진영은 12일 우선 이지사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자 크게 고무된 분위기. 그러면서도 이지사가 거취를 명백히 밝힐 수 있는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높은 인기도로 인해 이지사에게 쏠릴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반응. 그러나 이지사의 한 측근은 『지지자들이 「경선승복은 당내 문제다. 신한국당은 국민의 뜻을 반영하지 못하는데 이지사가 민의를 거역하겠다는 거냐」며 독자출마를 촉구하고 있다』면서 『일부 측근들이 이지사의 결심을 건의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조순서울시장의 측근들은 한길리서치 여론조사결과에 매우 고무된 모습. 한 핵심측근은 『조시장이 아직 공식출마선언도 하지 않았는데 이회창대표를 앞지를 정도의 지지율이 나온 것은 의미있는 민심』이라면서 『조시장이 출마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운동에 나서 「진면목」이 알려지면 지지율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측근들은 특히 무응답층에서 조시장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것에 주목하며 『신한국당 이대표 두 아들의 병역면제의혹 등으로 올해 대선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부동층이 두꺼울 것으로 보이는데 무응답층 지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청신호』라고 분석하기도. 〈김창혁·이원재·김재호·김정훈·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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