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３위 이한동고문，당내입지 강화 모색할듯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8표차로 결선진출 기회를 놓친 李漢東(이한동)고문은 22일 『5표,8표에 얽매이면 옹졸하다』면서 『최선을 다했으면 후회할 것이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니 마음을 새롭게 다지라』고 측근들을 위로했다. 이고문은 이번 경선에서 비록 3위에 머물렀지만 어느 누구보다 강력한 당내의 「조직세」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일약 당안팎의 주목을 받는 위치에 올라섰다. 이고문은 李會昌(이회창)대표와의 관계, 「반 이회창」 연대그룹과의 관계, 민정계의 행로 등을 놓고 장고(長考)에 들어간 듯하다. 이고문의 향후 행로를 지금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이고문이 고동안 해온 얘기와 정가의 여러 관측들로 몇가지 선택지를 유추해 볼 수는 있다. 이대표는 전당대회가 끝난 뒤 이고문측에 『당을 추스르는데 도와달라』며 간곡하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고문측은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것 같다. 이고문의 측근인 玄敬大(현경대)의원은 『이대표와의 관계를 복원하는데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문이 경선전날 결성된 「4인 연대」를 비주류연합으로 강화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이대표의 당 수습역량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문제다. 경선전 한 때 나돌았던 이수성(李壽成)고문,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 경북 포항북 보궐선거에 나선 朴泰俊(박태준)씨와의 「신보수대연합설」에 대해 이고문의 측근들은 『극소수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결국 이고문은 일단 당내상황과 정국상황의 전개를 당분간 지켜보는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의 한 핵심측근은 『이고문은 당인으로서의 정도(正道)를 걸어왔다. 크게는 당의 노선을 따르지 않겠느냐』고 말해 경선후보중 「당내파 1위」라는 성과를 토대로 당내 입지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