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후보 선출]이한동후보,2위와 8표차 『망연자실』

  • 입력 1997년 7월 22일 08시 09분


21일 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의 1차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李漢東(이한동)후보는 눈을 감았다. 대의원들도 술렁거렸다. 이후보는 1천7백71표를 얻었고 불과 5표 차이로 결선에 오르지 못한 것. 그는 2위를 차지한 李仁濟(이인제)후보와 악수를 나눴는데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이었지만 결과가 믿어지지 않는 듯했다. 그의 측근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 玄敬大(현경대) 李思哲(이사철)의원 등 이후보의 측근과 지지자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단상의 이후보에게 달려갔다. 그들은 李萬燮(이만섭)대표서리와 閔寬植(민관식)선관위원장에게 재검표를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매우 흥분된 모습이었다. 현의원은 민위원장에게 『처음으로 해보는 개표방식인 만큼 개표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면서 『설명을 들어보고 재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침묵하던 이후보도 측근들의 의견이 거세지자 이들을 통해 선관위측에 정식으로 재검표를 요구했으며 선관위도 이를 수용, 재검표에 들어갔다. 재검표는 이한동후보측의 현경대 이사철의원과 이인제후보측의 金學元(김학원)의원 朴泰權(박태권)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 우선 두개의 투표함을 샘플로 뜯어 수작업으로 계산해 본 뒤 이를 컴퓨터 집계와 비교하기로 했다. 만약 틀리면 전체 투표함을 모두 수작업으로 다시 계산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이후보에게 기적의 역전드라마는 일어나지 않았다. 두차례에 걸친 재검표결과 허용된 붓두껍을 사용하지 않는 등 무효처리될 표가 유효로 처리된 것이 확인됐을 뿐이다. 그 결과 이후보는 5표가 줄어 1천7백66표로, 이인제후보는 2표가 줄어들어 1천7백74표로 최종 집계됐다. 이후보는 시간이 좀 지나자 평정을 되찾은 듯 미소를 띠었다. 그는 담담하게 『약속한 대로 이인제후보를 도와야지』라고 했다. 모두들 애석한 표정이었다. 〈정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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