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후보 선출/개표과정 스케치]2,3위 발표에 탄성

  • 입력 1997년 7월 21일 19시 24분


○…1차투표 개표는 朴鍾雄(박종웅)기조위원장의 지휘아래 8개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개표장에 설치된 8대의 컴퓨터를 중심으로 개표사무장 1명과 개표사무원 2명이 32개의 투표함을 차례로 열어 즉석에서 전산집계를 했다. ○…오후 1시15분경 개표를 시작한 뒤 10분여가 지나 개표장내에서는 『결선투표까지 갈 것 같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개표 참관인들은 8대의 컴퓨터를 수시로 살펴보면서 『이회창후보의 득표율이 40% 안팎인 것 같다』고 전언. 또 부산 경남지역에서 이수성후보가 30% 이상의 득표율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으며 한 때 이인제후보는 득표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2위 싸움에 관심이 집중. ○…이수성후보측은 徐淸源(서청원)본부장을 중심으로 劉容泰(유용태) 康容植(강용식)의원 등 핵심인사들이 개표전인 오후1시반 대회장 인근 펜싱경기장 입구에 모여서 구수회의를 갖고 1차에서 2위를 할 경우에 대비하는 모습. 이들은 이후보가 2위를 할 경우 「4인연대」의 타후보진영 핵심관계자들을 만나 지지를 이끌어내기로 하고 즉석에서 업무를 할당. 이에 따라 이후보측 핵심인사들은 타후보진영 관계자들 옆에 가서 함께 1차투표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기도. ○…선관위측은 32개 투표함에서 모아진 투표용지를 8개의 PC를 동원해 개표시작 1시간만인 오후 2시20분경 집계를 끝냈다. 그러나 주최측은 곧바로 전체 집계를 하지 않고 PC가 판독하지 못한 무효표를 모아 각 후보진영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확인작업을 벌였다. ○…올림픽 체조경기장 135호실에 CP를 차린 이회창후보측은 1차투표에서 승부를 끝내는 것은 불가능해졌고 40%대를 겨우 넘겠다는 말이 들려오자 다소 당혹스러운 빛을 보였다.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이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시시각각 진행되는 개표상황을 보고받으면서 미동도 않고 개표결과를 지켜보았다. 방 바깥 복도에서도 梁正圭(양정규) 金泰鎬(김태호) 河舜鳳(하순봉) 徐相穆(서상목) 金榮馹(김영일) 洪準杓(홍준표)의원 등이 삼삼오오 모여 당초 6천여명의 대의원 지지를 확보해 52%대의 지지율을 보일 것이라는 자체집계 결과를 크게 밑도는 데 불안감을 표시. ○…이한동후보측은 중앙당 국책자문위원 등 당연직 대의원들에 대한 개표결과 이회창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강세를 보이자 텃밭인 수도권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면 2위는 「떼논 당상」이라며 밝은 표정이었다. ○…이회창후보측은 개표결과 1차투표에서 대세를 판가름짓지 못할 것이 확실해지자 결선투표에 대비, 핵심측근들이 지역별로 나눠 자파 위원장과 대의원들의 단속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였다. ○…불과 5표차로 이인제후보와 이한동후보가 2, 3위로 나뉘자 전당대회장은 탄식과 흥분으로 술렁. 대의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극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인제후보는 자신이 2위를 한 사실을 미처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 듯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두손을 높이 들고 환호하는 대의원들에게 답례. ○…이날 오후 3시경 민관식선관위원장이 개표결과를 발표하면서 『4번 최병렬후보 2백36표』라고 외치자 침묵을 지키던 대의원들이 『와』하며 일제히 박수를 쳐 눈길을 끌었다. 한 당관계자는 『최후보가 어쨌든 단기필마로 끝까지 완주해 대의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온 「꼴찌에게 보내는 박수」를 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상당수 당관계자들은 『이인제후보가 「4인연대」후보 중 결선후보로 되자 나머지 후보들이야 약속대로 이후보 지지운동을 벌이겠지만 대의원들의 이탈표가 많지 않겠느냐』고 예상. 한 중진의원은 『과연 「4인연대」가 「놀랄만큼 젊은」 이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회창후보가 4천9백6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개표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이후보와 그의 측근들은 일제히 『와, 이회창』이라고 환호하면서 미리 「샴페인을 떠뜨리는」 분위기. 이후보측 일각에서는 그러나 지지율이 41%를 간신히 넘긴 것으로 나타나자 『아직 안도할 수는 없다』면서 결선투표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지지 위원장과 대의원들에 대한 단속에 만전을 기하자는 분위기였다. ○…단상에 앉아 있던 李會昌(이회창)후보는 개표결과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자 활짝 웃은 뒤 2위를 차지한 李仁濟(이인제)후보와 함께 일어서서 대의원들에게 답례. 단상에 앉아 있던 이회창후보측 金潤煥(김윤환) 權翊鉉(권익현)고문과 黃珞周(황낙주)경선대책위원장도 일어서서 악수를 나누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의기양양한 모습. 한 측근은 『2위와 20% 이상 차가났다면 게임은 끝난 것 아니냐』면서도 『4인연대가 표를 몽땅 모을 수는 없겠지…』라고 말해 2차투표 결과가 다소 마음에 걸리는 듯한 표정. 그는 『朴燦鍾(박찬종)후보의 중도탈락이 부산 경남지역의 「우리가 남이가」 심리를 자극, 이 지역에서 이후보의 표가 예상보다 덜 나왔다』고 나름대로 결과를 분석했다. ○…이인제후보는 민관식위원장이 맨 마지막으로 자신의 득표수를 발표, 1차투표 결과 2위로 나타나자 크게 한숨을 쉬며 안도했다. 반면 불과 5표차로 2위를 놓친 이한동후보의 얼굴은 일순간 굳어졌으며 김덕룡후보도 얼굴이 상기된 채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수성후보는 다소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이인제후보는 민위원장의 개표결과 발표가 끝나자마자 옆자리의 이수성후보와 이한동 김덕룡후보에게 차례로 다가가 90도로 깍듯이 인사를 하면서 악수를 청하는 등 2차투표에서 「4인 연대」의 지지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단상 아래에서 개표결과를 기다리던 일부 후보진영에서는 『재검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흥분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수성후보는 이날 1차투표에서 패배하자 애써 밝은 미소를 지으며 오히려 김덕룡후보를 위로. 이후보는 이어 연단에서 내려와 그동안 선거운동을 하느라 고생해온 실무자들을 격려. 이후보는 金東旭(김동욱)의원이 침울한 얼굴로 『저희들이 제대로 도와주지 못해서…』라고 말하자 『얼굴이 왜 그래. 내가 부족해서 그렇지』라며 오히려 김의원을 격려. 이후보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 방식대로 해왔기때문에 별 후회가 없다. 처음부터 말해온대로 담담하게 대할 뿐이다』면서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대회장 복도에서 최병렬후보를 만나자 서로 악수하며 선전했다고 격려. 이후보가 『잘했어』라고 말하자 최후보는 『저는 승부를 초월해 박수 한번 받으려고 나온 것이니 후회없다』고 대답. 이수성후보측은 2,3,4위가 1백표이내에서 갈리자 억울해하는 모습이 역력. 한 관계자는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2위를 하는건데…』라며 아쉬워하기도. ○…이한동후보측은 2위와의 격차가 불과 5표로 드러나자 망연자실한 표정. 玄敬大(현경대)의원 등 이후보진영은 단상에 올라가 민위원장에게 『처음있는 개표방식인 만큼 개표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개표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고 재검표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 이후보도 결과가 믿어지지 않는 듯 눈을 지그시 감은채 마음을 가다듬은 뒤 지도부에 정식으로 재검표를 요구. 이에 따라 박관용사무총장은 이후보와 이인제후보와 함께 개표장에 들어가 약 30분간 재검표를 실시. 〈윤정국·최영훈·이원재·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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