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의원 우편여론조사]2위후보 결선서 역전 가능성

  • 입력 1997년 7월 17일 20시 48분


집권당 사상 처음인 완전 자유경선으로 치러지는 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에 의한 「총성없는 혁명」이 이뤄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동아일보 기획부 여론조사팀이 실시한 우편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 대의원들의 62.3%가 지구당위원장의 의중과 무관하게 소신껏 투표하겠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특히 李會昌(이회창)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안정권인 40%대에 크게 못미치는데다 2위권 후보들의 각축이 계속돼 결선에서 판가름난다는 게 당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1차투표에서 결판이 날 것이라는 응답은 겨우 20.5%에 그쳤다. 대의원 10명 가운데 8명이 결선에서 판가름난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회창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어 결선투표에서 「반이(反李)」후보들의 연대 움직임과 「김심(金心)」의 작용까지 가세할 경우 2위를 차지한 후보의 역전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같은 역전극이 가능할지는 대의원들의 소신투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심의 작용이나 위원장의 의중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 곧바로 「대의원혁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예전의 여당경선과정보다 후보자가 많고 대의원의 권리의식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소신투표자가 늘어날 것임은 틀림없다. 또 응답 대의원의 과반수가 넘는 54%가 전당대회 이후 일부 후보가 탈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즉 이들은 심각한 경선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의원들의 지지율은 이회창 金德龍(김덕룡) 李漢東(이한동) 李仁濟(이인제) 李壽成(이수성)후보순으로 나타난 반면 결선에 오를 후보로는 4,5위인 이인제 이수성후보가 압도적인 비율로 2,3위를 차지했다. 이회창후보는 1위를 고수했으나 지지율 2위인 김후보는 5위, 3위인 이한동후보는 4위에 그쳤다. 이인제후보가 지지율에서 부진한 것은 이 우편여론조사가 다른 여론조사가 대부분 빠뜨린 중앙당 몫(2천4백여명) 대의원을 포함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보는 최근 전체 국민상대 여론조사 등에서 수위를 놓치지 않는 등 급부상한 지지세가 감안돼 결선예상후보로는 2위를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의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결선에 오르지 못할 경우 대안으로도 이인제(18.7%)후보를 1위로 꼽았다. 이어 이회창(16.2%) 이한동(11.9%) 이수성(11.6%) 朴燦鍾(박찬종·5.6%)후보 순으로 나왔다. 지지율 2위를 기록한 김후보는 겨우 2.7%에 그쳐 6위에 머무르는 부진을 보였다. 이밖에 대의원들은 이회창후보의 대표직 사퇴시점에 대해 47.7%가 「다소 늦었다」거나 「너무 늦었다」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대표직 프리미엄에 대해서는 「크게 이득봤다」 31.6%, 「다소 이득봤다」 39.4%로 모두 71%가 득을 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영훈 기자〉 ▼ 여론 조사방법 ▼ 이번 우편여론조사는 신한국당 대의원명부에 등재된 1만2천3백93명(주소 없는 2명 제외)의 모집단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신한국당 대의원명부를 근거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주소와 성명을 뽑아내고 우편번호를 검색해 찾아 넣는 등의 전산처리 과정을 거쳐 지난 7,8일 설문지와 반송용 봉투를 동봉한 우편물을 대의원 전원의 개인주소지로 발송했다. 17일오전현재 1천9백78명의 대의원이 응답지를 보내와 16.0%의 회수율을 보였다. 발송된 우편물 중 2백52통이 주소불명 수취인불명 이사 등의 사유로 되돌아와 모두 1만2천1백39명의 대의원에게 설문지가 전달됐다. 회수된 응답지는 중앙당 및 각 소속 시도지부별 모집단 분포와 다소 차이가 있어 구성비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해 통계처리했다. 〈김종하·천광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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