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수석 왜 경질됐나]「金心중립」과시용 고단위 처방

  • 입력 1997년 7월 10일 08시 18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신한국당 李壽成(이수성)후보와 관련, 「TK정권 연장」 운운하며 사실상 불가론을 언급해 이른바 「역김심(逆金心)」논란을 불러일으킨 姜仁燮(강인섭)정무수석을 9일 전격 경질했다. 이는 「경선중립」의지를 확고히 보여주기 위한 「고단위 처방」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강수석의 경질발표 직후 『「김심」이든 「역김심」이든 당내경선과 관련, 불공정시비에 휘말릴 소지를 원천봉쇄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달말 유엔 및 멕시코 순방에서 돌아온 후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사표수리 △李萬燮(이만섭)대표서리체제의 발족 △정발협의 사실상 해체지시를 잇달아 내린 데서도 확실히 엿보인다. 사실 김대통령의 중립입장 표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측면이 있다. 즉 「김심」이 특정후보에 기울어졌다는 징후가 분명해질 경우 나머지 후보진영이 반발, 경우에 따라 경선 자체가 깨지는 것은 물론 정권창출이 불가능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줄곧 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개인적 호(好) 불호(不好)에 관계없이 경선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 최악의 사태를 피하는 길임을 김대통령이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번 강수석의 발언에 대한 이수성후보측의 반발에 김대통령이 즉각 경질조치로 대응한 것도 바로 이같은 상황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강수석을 경질하기에 앞서 물의 발언을 적절히 해명토록 지시했으나 이후보진영의 반발이 예상밖으로 거세자 경질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김대통령의 거듭된 중립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중 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당안팎에서 계속 제기되는 상황도 이날 고단위처방을 단행케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강수석의 경질은 어떤 경우든 중립의지가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 특정후보에게 이익이 되거나 손해가 되는 상황을 전제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이동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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