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최대계파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7월2일부터 이틀간 7인의 경선주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갖고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할 예정이어서 당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발협이 주최하는 이 토론회에는 李會昌(이회창)대표와 반이(反李)진영의 6인주자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빠짐없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정발협이 『토론회에 불참하는 주자는 선택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정발협이 누구를 지지후보로 미느냐는 이번 경선에서 김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金心(김심)」의 향배와 함께 최대의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경선판도에서 「김심」이 노골적으로 특정주자를 편드는 식으로 작용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을 것」이라는 게 당내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그러나 「정치 9단」인 김대통령이 경선 판세를 읽고 난 뒤에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의사를 정발협측에 직간접으로 표명하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발협은 金光一(김광일)정치특보와 함께 「김심」의 향배를 전달하는 「창구」중의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따라서 정발협이 김대통령의 의중에 반하는 주자를 선택할 리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정발협의 복잡한 내부사정이나 역학관계 등을 감안할 때 단일 후보도출이쉽지않고후보선출 과정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가운데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등 「3인 연대」는 정발협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결속을 더욱 강화해나가고 있다.
정발협과 「3인 연대」는 서로 선택하고 선택당하는 관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3인 연대」가 후보단일화에 성공하면 정발협에 선택을 「강요」할 수 있기 때문에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관계구조 속에 놓여 있다. 「3인 연대」의 경우 정발협과 협의, 차기정권에서의 역할분담을 전제로 경선 1차투표전 단일후보를 도출해내는 방안을 물밑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동 박찬종고문 등은 『1차투표 전에도(후보단일화가)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룡의원도 『후보등록 후 경선판세의 윤곽이 드러나면 경선전이라도 (후보단일화를)모색할 수 있다』고 화답하고 있다.
그러나 반이진영 6인주자 전체가 단일후보를 내는 것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인 연대」 멤버중 박고문 김의원은 정발협과의 「밀약설」이 나돌고 있는 李壽成(이수성)고문과의 연대를 꺼리는 눈치다. 또 李仁濟(이인제)지사도 정발협이 다른 주자를 지지하더라도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