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각 경선후보진영은 다음달 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12개 권역별로 거의 매일같이 개최되는 합동연설회 준비로 부산한 모습들이다.
합동연설회는 각 후보들이 공식적으로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자리. 각 후보진영은 합동연설회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무응답태도를 취한 30∼40%대의 부동층이나 관망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연설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각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저마다의 포부와 정견제시, 이미지 만들기 등을 통해 자신들의 강점은 부각시키면서 약점에 대해서는 설득해 경선판세를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각 방송사들이 일부지역 합동연설회를 TV로 생중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이 장면이 그대로 안방에 전달될 경우 합동연설회는 민심의 향방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후보들은 육성연설내용뿐 아니라 자신들의 영상이미지 준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번 합동연설회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李仁濟(이인제)돌풍」의 검증.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온 이경기지사의 인기가 사상누각(砂上樓閣)인지 아닌지가 늦어도 합동연설회 중반경이면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직 사퇴후 합동연설회에 나가게 되는 李會昌(이회창)대표도 대표프리미엄 없이 자신의 득표력을 평가받는 기회가 된다.
합동연설회가 진행되면서 후보끼리의 연대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전당대회개최일(7월21일)전 후보 합의추대를 추진중인 「3인 연대」는 합동연설회 과정에서 세사람간에 우열이 뚜렷하게 드러날 경우 합의추대가 의외로 빨리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또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李壽成(이수성)고문 등 한두명 정도로 후보를 압축해 지원할 수 있게 된다면 합동연설회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으며 역으로 합동연설회 진행상황이 정발협의 의사결정을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지역별로 순회하는 합동연설회가 상호비방 인신공격 등 과열로 치닫고 지역감정까지 건드릴 경우 당내 분열이 격화되고 탈당사태로까지 이어지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무튼 합동연설회가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최대의 분수령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