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담화 브리핑」거부 배경]『한번속지 두번속나』

  • 입력 1997년 5월 29일 19시 56분


『한 번 속았으면 됐지』 29일 오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30일 담화내용을 미리 브리핑하겠다는 청와대측의 제의를 거부한 뒤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가 한 말이다. 청와대가 「사전브리핑」 제의를 한 것은 28일 오후. 그러나 국민회의측은 29일 아침 핵심당직자의 구수회의를 거쳐 이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金大中(김대중)총재도 『우리는 이미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말로 간접적인 거부지침을 내렸다. 전당대회 다음날인 지난 20일 김대통령이 김총재에게 축하전화를 걸고 姜仁燮(강인섭)정무수석이 일산 김총재의 자택을 방문하는 등 「화해무드」를 만든 뒤에 곧바로 「대선자금 공개 거부」방침과 「야당단체장 사정설」 등이 흘러나온데 대한 「반감」과 「의심」의 표시였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당직자는 『담화내용이 미진해서 공격을 하면 청와대는 「국민회의도 충분히 납득했었다」고 역선전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전담합설」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그러나 자민련측은 강수석의 金鍾泌(김종필)총재 면담제의를 수락했다. 그러나 면담일정은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끝난 뒤인 30일 오후로 잡혔다. 자민련의 李東馥(이동복)총재비서실장은 『강수석이 「창당기념일(31일)을 축하하기 위해 김총재를 찾아뵙고 싶다」고 말해 약속을 했을 뿐』이라며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수회담을 「희망」했던 쪽이 야권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절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요즘이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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