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정치」의 실종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도 여야 정치권은 연말 대통령선거와 관련한 안팎의 쟁투(爭鬪)에만 골몰하고 있어 국정 책임론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말의 노동법 파동에 이어 한보사건과 金賢哲(김현철)씨 문제 등으로 방치되기 시작한 민생정치는 4개월여가 지나도록 정치권의 관심권 바깥으로 밀려나 국민적 피해가 극심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야 수뇌들을 비롯한 지도부는 「12.18」 대선을 앞둔 정치적 공방과 내부 갈등에 휩싸여 민생현안을 도외시하고 있는데다 소집원칙에 합의한 6월 임시국회도 이른바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을 위한 협상절차를 둘러싼 여야간 대립으로 인해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국정을 주도해야 할 위치에 있는 여권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적극적 의지를 보이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신한국당마저 대표직 사퇴, 전당대회 개최시기 논란 등으로 심각한 내분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또 정부가 제출할 민생법안도 대선을 겨냥한 정치투쟁 일변도의 정국이 장기화됨에 따라 엄청나게 적체돼 6월 임시국회가 예정대로 20일 정도의 회기로 열린다 해도 졸속 부실 처리가 불가피한 형편이다. 정부가 이번 임시국회에 제출할 법안은 총 86건으로 통상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법안보다 4배가량 많은 숫자다.
정부가 제출할 법안 중에는 △한국은행법 등 중장기 금융개혁 관련법안 6개 △금융실명제 대체입법 및 자금세탁방지법 2개 △근로자의 생활향상과 고용안정지원에 관한 법률 △조세감면규제법 △공기업민영화에 관한 법률 △벤처기업육성을 위한특별조치법 등 주요 민생관련법률안이 포함돼 있다.
〈최영훈·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