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초 「北 비밀학생조직」 김정일 도끼 암살 기도

  • 입력 1997년 5월 11일 09시 45분


지난 95년초 북한 강계국방대학의 「反金正日 비밀학생조직」이 金正日의 대학방문시기를 이용해 도끼로 金正日을 암살하려 했으나 사전에 발각돼 미수에 그쳤으며 주동자들은 모두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 귀순해 현재 서울에 살고 있는 탈북자 A씨는 11일 "평소 북한에서 잘 알고 지내던 국가보위부 고급요원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이 사건은 북한에서 최대의 反혁명분자 검거사건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강계국방대학은 군사(국방)과학을 전문으로 하는 인민무력부 직할의 5년제 주간대학으로, 군수공업기지가 집중돼 있는 자강도 강계에 위치해 있으며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재학생의 상당수가 군대를 마친 후 추천을 받아 진학한 제대군인들이다. 이 대학에서 反金正日 비밀조직이 결성된 것은 94년으로 사건당시 조직규모는 2백여명이었으며, 이들은 비밀리에 反金正日운동을 벌여나가면서 종국적으로 金正日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대학당국은 金正日에게 학생들이 군사과학에만 정통한 것이 아니라 격술도 겸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군대에서 격술을 했던 학생들로서 격술시범을 맹렬히 준비했다"면서 "이들은 30M 거리에 떨어져 있는 곤충을 도끼로 맞춰 죽이는 격술시범 동작시 金正日에게 도끼를 날려 암살하려 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북한에서는 적어도 金正日 방문이 있기 10일전에 보위부원들이 배치돼 경호조치를 취한다"면서 "이 사건도 金正日의 대학방문 직전날 발각돼 전원이 체포됐고, 이들 중 주동자들은 전원 처형됐으며 대부분 종신징역형의 엄중한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金正日은 이 대학 방문계획을 급히 취소했다고 A씨는 전했다. 특히 이 사건은 95년 11월 북한에서 비공개로 열린 「보위부원대회」에서 보위부원들이 적발한 반체제사건중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됐으며, 이 자리에서 金正日은 "이런 보위부원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주의체제가 굳건하다"면서 보위부원들에게 영웅칭호를 비롯한 훈장 및 선물을 주었다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이 사건이 발각된 것은 결정적으로 조직원들이 2백여명이 넘어 비밀준수가 어려웠고, 북한당국이 대학생들속에 `프락치'를 심어두고 이들을 감시해왔기 때문"이라면서 "북한당국이 이 사건을 비밀에 부치고 있으나 중상류층들은 이미 다 잘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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