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문제]대통령『사법처리 불사』서 크게 후퇴

  • 입력 1997년 4월 18일 20시 15분


지금 정국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차남 賢哲(현철)씨간의 관계다. 이 부자(父子)관계는 현철씨의 사법처리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 떠도는 소문들도 많다. 한가지 분명하게 감지되는 것은 현철씨 문제에 대한 김대통령의 생각이 근래들어 꽤 정리된 듯한 기류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최근 『사법처리할 만한 문제가 발견되면 모르겠는데 샅샅이 내사(內査)해봐도 한보에서 돈을 받았다든지 한 흔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시 말해 설령 민의가 들끓는다 해도 사법처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 지난 2월25일 김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부자의 정」을 끊을 듯 단호한 목소리로 현철씨 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와는 상황이 판이해졌다. 현철씨 사법처리를 민의로 받아들이겠다는 김대통령의 뜻은 곧이어 당정개편을 할 때까지도 변함이 없었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대통령의 생각과 입장이 왜 달라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설(說)은 여러가지다. 첫째는 김대통령이나 참모진의 말대로 검찰이 「내사결과 아무런 범법사실이 없다」고 보고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현철씨 문제를 보고받고 격노했던 김대통령의 마음이 얼마전부터 누그러지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孫命順(손명순)여사와 측근인사들의 간곡한 호소가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전혀 다른 설도 있다. 현철씨가 민감한 문제들을 거론하며 「나 혼자만의 책임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버틴다는 설이다. 여권 관계자들은 이 설을 상당히 믿으며 걱정스런 표정들이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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