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피격/남파간첩 실태]

  • 입력 1997년 2월 16일 21시 24분


[황유성기자] 국내에서 암약하고 있는 북한 고정간첩이나 북한에서 급파된 공작원의 실태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한국망명을 신청한 북한노동당비서 黃長燁(황장엽)이 『여권핵심부에도 북한사람이 박혀있다』『남한의 간첩은 약 5만명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보당국도 국내 친북세력을 4만2천명선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숫자를 모두 간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관계당국자들은 말한다. 간첩에다 좌경성향의 사람들을 모두 합친 숫자가 그 정도라는 것이다. 정보당국의 고위인사는 국내 좌경세력을 4만명으로 보았을 때 간첩과 사회주의자가 1만명, 사회주의 동조자가 3만명정도라고 추정했다. 당국은 북한의 지령을 받고 활동하는 고정간첩이 1천명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적대국에서 활동하는 간첩이 인구의 1%정도만 돼도 전쟁없이 그 나라를 전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국내 간첩을 4만명 이상으로 보기는 어려워도 상당수의 고정간첩이 암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들 간첩은 북한 노동당산하 사회문화부 대외정보조사국 작전국 통일선전사업국이나 인민무력부 직속의 정찰국에서 고도의 훈련을 받고 남파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기관의 성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회문화부의 경우 남한에 지하당을 조직해 정보를 수집하고 사회혼란을 조성,결정적 시기에 무장봉기를 일으키는 임무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남파된 간첩들의 활동은 다양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의 주요임무는 정보수집이지만 때에 따라 요인암살 테러 동조자포섭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간첩들은 주로 대남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라디오나 무전기를 통해 평양의 지령을 수신하고 수집정보를 평양에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작년 7월 검거된 고정간첩 정수일(깐수)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최근 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제삼국을 통한 팩시밀리 사용도 정보보고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북한과의 교신을 위한 고성능 무전기와 음어(陰語), 요인암살이나 검거됐을 때의 자살을 위한 권총 독침 등의 장비를 갖고 있다.고정간첩활동 이외에 북한은 특수목적을 수행토록 하기 위해 해안이나 제삼국을 통해 공작원을 잠입시키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