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만 기자] 주체사상의 정립자 黃長燁(황장엽)은 지난해 5월이후 노동신문 전문사상지 그리고 특히 金正日(김정일)로부터 공개적인 사상공격을 받았으며 이것이 그의 망명결심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안기부장특보 출신의 李東馥(이동복)자민련의원은 『지난해 7월 북한의 사상전문 월간지 「근로자」에서 황장엽의 주체사상이 통치체제에 맞지 않는다고 공개비판한 바 있다』며 『황은 이런 사상적 갈등으로 자신의 주체사상 유지와 신변에 위협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비서는 지난해 11월의 서신에서 『당국은 금년 5월9일을 계기로 나의 사상이 통치체제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나에 대한 감시를 집중하고 있다』고 썼다.
황의 말에는 근거가 있다. 노동신문 96년5월10일자에 실린 사설 「야심가 음모가들의 비렬(열)한 본색」이라는 사설이 그것.
『겉으로는 수령을 받드는 척하고 혁명과업에 충실한 척하면서 속으로 딴꿈을 꾸며 뒤에서 딴 장난을 하는 것은 야심가 음모가들의 비열한 본색이다. 소련에서 스탈린이후 지도적 지위를 차지했던 현대수정주의자들과 사회주의 배신자들은 모두 야심가 음모가였다. 이들은 수령을 헐뜯고 혁명을 말아먹었다』
통일원은 황이나 그의 추종세력이 작년 5월9일 어떤 행사를 통해 구두비판을 받았고 다음날인 10일 이런 사설이 나왔을 것으로 분석했다.
황이 작년2월 모스크바의 주체사상 국제세미나에서 『어떠한 전쟁도 해서는 안되며 인민의 생활을 우선 향상시켜야 한다』고 연설한 이후 북한에서 비판받기 시작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15일 보도도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신문은 작년 7월 김정일이 「주체철학은 독창적인 혁명철학이다」는 교시를 통해 황을 직접 비판했고 이것이 결정적 망명동기라고 분석했다. 통일원은 『김정일의 그같은 교시가 확보되지 않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주체사상을 둘러싼 갈등가능성은 인정했다.
북한은 또 주체철학과 황비서의 연관을 무시하고 『주체사상은 위대한 철학가요, 걸출한 지도자인 김정일이 체계화했다』고 선전, 「황장엽 지우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