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16일 55회생일]황장엽 망명 『김빠진 축제』

  • 입력 1997년 2월 15일 20시 19분


[문철 기자]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는 金正日(김정일)의 55회 생일(2월16일)행사가 黃長燁(황장엽)망명사태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북한당국은 당간부와 주민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해외로부터 구입하는 등 생일준비를 해왔다. 지난달 말에는 고급냉장고 1천대를 유럽에서, 바다거북 사향 오골계같은 보신식품을 방콕 등 동남아에서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황장엽의 망명으로 북한권력층 내부는 초상집분위기일 것으로 정부당국은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각종 생일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갑자기 축소 또는 취소하면 주민들 사이에 황의 망명이 알려져 큰 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당국은 14일 예정대로 평양빙상관에서 국제피겨경기대회를 개막했다. 북한인민군은 13일 朴成哲(박성철)부주석과 金英春(김영춘)총참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백두산밀영에서 육해공군장병들의 결의모임을 갖고 「2월 명절에 즈음한 경축축포」를 쏘았다. 같은날 평양주재 쿠바대사관에서는 金永南(김영남)부총리겸 외교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생일 기념연회가 열렸다. 정부 당국자는 『황의 망명은 생일행사를 김정일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대축제로 치르려던 북한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남아있는 생일전후 행사들도 비교적 조용히 치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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