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광풍/權-黃-金씨 검찰출두 표정]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김홍중·조원표 기자]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은 12일 오후 2시26분경 검은색 아카디아 승용차를 타고 대검찰청 구내에 들어온 뒤 현관 앞에서 내리지 않고 20여m 밖 청사내 순환도로에서 하차. 권의원은 이어 辛基南(신기남) 千正培(천정배) 趙찬형(조찬형) 柳宣浩(유선호) 秋美愛(추미애) 李錫玄(이석현)의원 등 당내 율사출신 의원과 당원 등 30여명과 함께 1층 현관까지 천천히 이동하며 「세」를 과시. 권의원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 『이런 사태가 벌어져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모든 사실은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짤막하게 말하며 애써 태연한 표정. ○…권의원은 대검찰청 1층 로비로 들어설 때 한 검찰수사관이 자신의 팔을 잡으려 하자 수사관의 손을 뿌리치며 『이러지마』라고 소리쳐 불쾌한 심기를 표출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는 등 당당한 자세. 권의원은 『鄭在哲(정재철)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보돈인 줄은 몰랐다. 오랫동안 형님으로 모셔온 정의원이 나를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해 받았다』고 답변. ○…이날 오후 2시 검찰에 출두한 신한국당 黃秉泰(황병태)의원은 금품수수 규모와 시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직행. 기자들은 황의원에게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이 사실이냐』 『주중(駐中)대사 시절에 받은 것이냐』며 질문공세를 퍼부었으나 묵묵부답. 황의원은 그러나 『얼마나 받았느냐』는 등 질문이 이어지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여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 모습. ○…金佑錫(김우석)내무장관은 이날 오후 3시45분경 비서관 한명과 함께 예정시간보다 15분 먼저 지하1층 민원실을 통해 대검청사에 도착. 김장관은 다른 소환자들과는 달리 민원실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 1층 로비에서 김장관을 기다리던 취재진들은 김장관을 찾느라 한때 소동. 김장관은 그러나 자신을 기다리던 취재진을 위해 다시 1층 로비로 올라와 포토라인에 서서 잠시 포즈를 취한 뒤 『지금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온몸을 축 늘어뜨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기된 표정으로 11층 중수부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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