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1세기/한반도97선택]대선주자 가상대결

  • 입력 1996년 12월 31일 19시 20분


<<대선의 해는 밝았지만 후보간 대결구도와 전망은 여전히 혼미(昏迷)한 상태다. 지금으로서는 여론조사결과도 조사시기와 방법에 따라 편차가 크다. 정국은 극히 유동적일 뿐아니라 잠복 변수도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각종 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가상대결구도에 대한 전망은 다소 불확실하게나마 해볼 수 있다. 한가지 주목할만한 흐름은 여야 대선주자들의 개인인기보다는 후보간 대결구도가 당락을 가름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본사 취재진이 자문을 구한 여론조사기관 전문가는 한국갤럽의 金德九(김덕구)이사, 미디어리서치의 安富根(안부근)전무, 코리아리서치의 李興徹(이흥철)연구본부장, 월드리서치의 朴仁周(박인주)소장, 리서치 앤 리서치의 盧圭衡(노규형)대표 등이다.>> ▼ 李會昌 대 DJP 이회창신한국당고문 우세론과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와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가 단일화됐을 경우의 후보, 이른바 「DJP」 우세론이 엇갈린다. 박빙의 접전을 예상하는 여론조사결과나 전문가도 있지만 이고문 우세론이 다소 많은 편이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이고문의 실제 득표력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검증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이고문 지지자들중에 「여야의 중간성향」이 적지 않아 그에 대한 선호도가 어느 정도 득표율로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말한다. 두 김총재중에는 김대중총재가 단일후보로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나 반대의견도 없지 않다. 이같은 견해차이는 두 김총재의 「표의 응집력」 차이와 후보단일화 때 지지율 상승폭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시각차에서 비롯된다. 「이회창―김대중」 대결구도 때 수도권에서는 백중세를 보이나 충청표와 TK(대구 경북)표의 분산 정도가 승패를 가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朴燦鍾 대 DJP 이 경우에 대한 전망도 「이회창―DJP」 대결구도 때와 비슷하다. 그러나 「박찬종―김대중」 대결구도는 「이회창―김대중」 대결구도보다 지역색을 강하게 띨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종필총재로 단일화해야 경쟁력이 높다는 견해도 같은 맥락이다. 박찬종신한국당고문은 PK(부산 경남)는 물론 TK에서도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충청표 흡인력은 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범(汎)영남세 결집가능성은 강점이나 이 때문에 타지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박고문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거품인기」여부. 전문가들은 『뚜렷한 대안이 없을 때 「차선의 인물」로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상황은 다를 수 있다』고 진단한다. 보수층의 신뢰감이 떨어지고 주지지층인 여성층과 젊은층엔 「부동표」가 많다는 게 박고문의 취약점이다. ▼ 李洪九 또는 李壽成 대 DJP 이홍구신한국당대표와 DJP가 대결할 때 여권의 승리가능성은 이회창 박찬종고문의 경우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난다. 일부 전문가들은 표본오차한계내의 접전을 예상하기도 한다. 이대표의 강점은 보수층의 호감을 사고 있다는 점. 그러나 현정부에서 통일부총리 총리를 지낸 「YS맨」이라는 인식이 수도권과 TK에서의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게 약점으로 거론된다. 대선도전설을 철저히 부인하는 이수성총리의 경우 「YS식 깜짝카드」로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카드로 평가받고 있다. 이총리는 보수 개혁성향을 함께 겨냥할 수 있고 TK출신이라는 점에서 DJP의 가장 버거운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두 사람중 한명이 여권주자로 나설 경우 야권단일후보의 「보수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워 「JP카드」로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총리가 나설 경우엔 TK표의 상당한 분점이 가능해 「JP카드」의 상승(相乘)효과가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민주계 대 DJP 崔炯佑(최형우)신한국당고문이나 金德龍(김덕룡)전정무1장관이 DJP와 대결할 때에는 여권의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우선 최고문은 대중적 인기가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약점이다. 현재의 분위기라면 여권의 방대한 조직을 완전가동해도 단시일내에 대중적 인기를 높이기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김전장관은 여권의 대선주자중 예상득표력의 편차가 가장 크다. 여권표를 최대한 결집시킬 수도 있고 정반대일 수도 있다는 양론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형편이다. 즉 젊고 호남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세대교체와 지역주의타파 이미지를 살리면 개혁성향표와 호남표까지 일부 끌어모을 수 있는 반면 보수성향표와 영남표까지 이탈, 승산이 희박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 민정계 대 DJP 金潤煥(김윤환) 또는 李漢東(이한동)신한국당고문이 DJP와 대결할 경우 여권이 고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사람 모두 대중적 지지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도 이른바 「김심(金心)」을 업으면 범여권의 결속으로 다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고문이 신한국당후보로 나선다면 그의 지론인 「중부권역할론」이 상당한 득표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신한국당후보 대DJP 대 여권이탈후보 야권후보는 단일화되고 여권주자중 일부가 이탈, 대선전에 뛰어들 경우 국면은 전혀 새롭게 전개된다. 이같은 3파전은 한마디로 여권으로서 최악의 상황이다. 더욱이 여권이탈후보가 이회창 박찬종고문처럼 대중적 인기가 높은 주자라면 여권이 입을 타격은 엄청나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야권에서는 고정표가 많은 DJ가 단일후보로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 李會昌 대 DJ 대 JP 신한국당후보가 이회창고문으로 단일화되고 DJ와 JP가 제각기 출마할 경우엔 이고문이 낙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고문은 「여도 싫어하고 야도 싫어하는」 수도권지역 부동층을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이고 충청표도 상당부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 朴燦鍾 대 DJ 대 JP 박찬종고문으로 신한국당후보가 단일화되고 DJ와 JP가 각각 출마할 경우에도 박고문이 여유있게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박고문이 신한국당의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 안아야할 과제는 그에 대한 여권내 불신분위기 극복이다. ▼ 李洪九 또는 李壽成 대 DJ 대 JP 이대표나 이총리가 신한국당후보가 되고 DJ와 JP가 각자 출마할 경우에도 여권표 결집과 야권표 분산이라는 기본여건이 같기 때문에 신한국당후보가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대표는 현재 대선 국면에서 여권 조직을 파열음없이 추스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물로 꼽힌다. 이총리는 표의 응집력이 강한 TK를 지역기반으로 하면서 수도권에서도 경쟁력을 갖고있어 평점이 높은편이다. ▼ 민주계 대 DJ 대 JP 최고문이나 김전장관이 신한국당후보가 되고 DJ와 JP가 각자 출마하는 3파전 구도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민주계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높은 구도라는 견해와 「여권후보 대 DJP」의 양파전구도보다 여권에 불리하다는 견해가 공존한다. 한가지 지역대결양상이 심화되리라는 점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두사람 모두 YS의 대리인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PK출신인 최고문은 물론 전북출신인 김전장관이 나서도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기본구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향배를 결정짓는 수도권과 TK표에서 「반민주계정서」에 힘입어 양김총재가 우위를 점하면 야권으로서는 후보단일화 실패에 따른 타격을 상당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유력하다. ▼ 민정계 대 DJ 대 JP 김고문이 신한국당후보로 나설 경우에도 「영남 대 호남 대 충청」의 지역대결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고문이 나선다면 「지역주의 대 반지역주의」 등 새로운 대결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이 경우 결정적 변수는 수도권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신한국당후보 대 DJ대JP대 여권이탈후보 극도로 불확실한 구도다. 신한국당후보와 여권이탈후보의 면면이 1차적 변수다. 이회창 박찬종고문이외에 다른 주자가 신한국당후보가 되고 이고문이나 박고문이 탈당, 독자출마를 감행할 경우엔 여권분열의 부작용이 야권분열의 경우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고문이나 박고문중 한사람이 신한국당후보가 되고 다른 한사람이 탈당, 출마할 경우에도 여권의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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