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宗夏(유종하)외무장관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사과에 대한 질문에 답변했다.
―북한의 사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 성명문은 내용이 짧고 간접적인 표현도 들어 있어 잠수함사건으로 인한 고통과 피해에 대응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인 사과 재발방지약속이 포함돼 있고 사과의 주체와 대상이 분명하기 때문에 수락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북한이 이번에 표명한 입장을 앞으로 행동으로 실현하기를 바란다. 백배 천배 보복하겠다는 당초 북한의 태도와 비교한다면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북한이 사과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
『북한이 사과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계기는 지난 11월24일 마닐라에서 발표된 한미정상의 공동발표문이었다. 북한이 사과를 하지 않는 한 대한(對韓)관계는 물론 대미(對美)관계도 진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또 지난 10월15일의 유엔안보리의장성명과 10월17일의 유럽연합(EU)성명 등도 외교적으로 도움이 됐다. 일본 등 주변국들도 공식 비공식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북한에 별도의 보상을 준 것이 아닌가.
『별도의 보상은 없었다. 北―美(북―미)간에 토의된 경제제재완화조치도 상징적 수준에 불과하다. 실질적 대가는 아무 것도 없었다』
―이번 교섭에서 정부는 어떤 역할을 했나.
『교섭은 미국의 중개에 의해 진행됐지만 문안내용이나 조건은 남북한이 협상했다. 사과는 피해자인 한국이 원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 협상의 기본원칙이었다. 미국은 적어도 한국에 대해서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조건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남북협상이었다』
―북―미관계가 어떻게 진전되리라고 전망하는가.
『앞으로 토의할 문제다. 북―미가 어떤 합의를 하더라도 사과를 한데 대한 보상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이 억지로 사과 한 것은 아닌가.
『성명문대로라면 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는 4자회담 개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유장관의 기자회견에 배석했던 柳明桓(유명환)북미국장은 성명문중 북한은 당초 「북측」과 「남측」을 주장했으나 정부의 요구에 따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남조선」으로 낙착됐다고 설명했다.
유국장은 특히 사과문제와 별도로 남북한 및 미국사이에 4자회담 설명회 개최에 관한 협의가 상당히 진전돼 『금년내에 설명회 개최 일정 장소 및 참석자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方炯南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