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사 석방/외무부 표정]시한부 석방에 우려

  • 입력 1996년 12월 21일 12시 14분


외무부는 21일 페루 좌익게릴라들에 의해 억류중인 李元永대사가 일시석방된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다시 일본대사관저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곤혹스런 표정이다. 외무부는 이날 오전9시30분께 현지공관으로 부터 "李대사가 다른 37명의 인질들과 함께 풀려났다"는 보고를 받은뒤 환호했으나 30여분만에 일시석방으로 밝혀지자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등 一喜一悲. 李대사는 이날 석방후 대사관저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뒤 페루 경찰승용차 편으로 모처로 떠나 행선지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날 오전11시5분께 리마 주재 브라질대사관에서 柳宗夏외무장관과 전화통화. 李대사는 전화통화에서 "현재 건강은 좋은 편이며 브라질 이집트대사등과 함께 협상조정자 역할을 맡아 풀려났다"면서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2시까지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보고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언. 李대사는 이어 "브라질 대사관에서 대책회의가 끝나는대로 우리 공관으로 돌아갈 방침"이라고 언급했는데 외무부는 李대사가 공관으로 돌아오는대로 가족상봉과 건강체크를 실시할 방침. 한 당국자는 "게릴라들은 지난 19일 먼저 풀려난 독일 캐나다대사등이 인질범과 페루정부간의 협상중재역할을 하고 있듯이 인질범들의 요구사항을 페루측에 전달한뒤 돌아가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 이 당국자는 그러나 李대사를 대사관저로 다시 보낼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해 정부가 아직 결정을 못한체 고심하고 있음을 시사. 한 관계자는 "현재 2백여명 이상의 인질들이 억류돼 있어 식량사정등이 악화되고 있고 페루정부측은 사건발생후 바로 수도와 전기 전화공급등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에따라 게릴라들이 30여명의 인질범들을 풀어준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이날 李대사와 함께 풀려난 인질들은 모두 37명인데 이중 브라질 이집트 대사와하비에르 디에스 페루국회의원과 페루 언론인 1명 및 일본과 서방국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스 의원은 이날 석방된뒤 곧바로 인질과 게릴라 명의의 2件의 성명서를 낭독하며 이들의 요구사항을 전달.인질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현재 매우 곤란하고 미묘한 상황에 있으며 식량도 적고 건강문제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면서 "우리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는것이 불가능한 만큼 효과적인 교섭을 통해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해결을 요망한다"면서 페루정부가 투팍 아마무(MRTA)의 교섭에 응할 것을 호소. 게릴라들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수감중인 동료들의 석방을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으며 정치적 해결을 희망한다"면서 "그러나 페루정부는 수도 전기 전화의 단절을 통해 인질들에게 악영향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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