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함 사과」표현 거부…사과주체도 국장급 고집

  • 입력 1996년 12월 20일 19시 37분


【워싱턴〓李載昊특파원】 북한과 미국은 19일 뉴욕에서 실무접촉을 재개, 잠수함 침투사건 사과문제에 대한 막바지 절충을 했으나 타결을 보지 못한 채 20일 절충을 계속했다. 접촉 결과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19일 제5차 접촉에서 양측은 사과의 수위와 표현 방법을 놓고 문안작성에 필요한 마지막 조정작업을 계속했다. 북한은 그러나 이날 밤(한국시간 20일 오후)까지도 한국측이 만족할 만한 카드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북한측은 사과문안 작성에는 동의했으나 문안 속에 「잠수함 침투사건」이란 표현을 넣지 않아 사과 표명이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것인지, 다른 사건에 대한 것인지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또 「책임있는 당국자가 직접 사과하라」는 한국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으나 당국자의 격을 가능한 한 낮춰 외교부 실무자나 국장선에서 사과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한국정부가 강하게 제동을 건 지난 16일 이후 북한측의 태도가 다소 누그러졌다고 말하고 「책임있는 당국자가 한국정부에 대해 직접 공개 사과하라」는 한국정부의 입장을 북한측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설사 北―美(북―미) 양국이 사과문안에 잠정 합의한다고 해도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19일의 5차 접촉은 북한측이 이날 오후 미국무부에 갑작스럽게 만나자는 연락을 해와 이뤄졌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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