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日대사관저 인질극]인질석방협상 어떻게 돼가나

  • 입력 1996년 12월 19일 20시 43분


페루정부는 수도 리마의 일본대사관저에서 4백90여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 게릴라들과 인질석방 협상을 시작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도밍고 팔레르모 교육장관을 협상대표로 임명했다. 인질범들은 후지모리 대통령과의 직접면담과 담판을 계속 요구했다. 그러나 페루 정부는 대통령이 지명한 협상대표가 대통령의 결재를 받아가며 책임있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인질범들을 설득했다. 페루 정부측 협상단에는 MRTA에 인질로 잡혔다가 풀려난 캐나다 그리스 독일대사 등 5명의 각국 외교관들이 포함됐다. 정부측 협상단은 이날 밤 늦게 대사관저에 들어가 인질범들과 첫 협상을 가졌다. 이날밤의 첫 대면에서 양측은 다음번 협상을 위한 규칙들을 정했다. 첫 협상에서의 대화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인질범들이 대사관저를 점거한 후 국제적십자위원회 페루대표인 미카엘 미니그에게 전한 요구사항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정부는 인질극 발생 다음날인 18일 오전 미니그 국제적십자위 페루대표를 일본대사관저에 들여보내 △투옥된 동료 3백명 석방 △정부경제정책 변경 △돈 △자신들의 거점인 정글지역으로 퇴로를 열어줄 것 등 MRTA 게릴라들의 4개요구를 접수했다. 인질범들은 AFP통신에 전달한 MRTA 지도부 성명에서 『일본이 인권탄압을 자행하는 페루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본의 정치적 간섭을 단호히 배격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협상과정에서도 후지모리 정권과 일본간의 고리를 끊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질범들의 리더인 에밀리오 후에르타스는 리마의 한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후지모리 대통령과의 직접 면담을 요구했다. 후에르타스는 이날 오후 캐나다 그리스 독일대사와 페루 외교관 등 5명을 석방, 이들을 통한 협상을 요청했었다. 그는 추가 인질석방을 고려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19일로 약속된 2차협상에서 페루 정부측은 인질의 추가석방을 요청할 방침이다. 페루정부측은 인질범들의 요구조건을 어느선에서 수용할지 고민중이다. 〈朴京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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