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하는 대권산실/김종필]내각제 카드로 「정치회춘」

  • 입력 1996년 12월 15일 20시 14분


「宋寅壽기자」 자민련의 金鍾泌(김종필)총재는 요즘 『신색(身色)이 좋다』는 인사를 자주 받는다. 4개월째 단주(斷酒)를 한데다 휴일마다 거의 거르지 않는 골프로 나이(70세)답지 않게 얼굴이 늘 건강색이다. 기분도 무척 고무된 상태다. 최근 야권후보단일화 발언 이후 자신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물론 주위의 격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컨디션탓인지 최근 김총재의 화법(話法)도 많이 달라졌다.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이루면 반드시 이긴다』(11월28일 전주 기자간담회) 『대통령을 해도 2년3개월만 하겠다』(〃 원광대 특강) 『복수노조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지난4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등 종전의 「선문답(禪問答)식 화법」은 간데가 없고 자신넘치는 「직설적 화법」이 주류를 이룬다. 연설에도 전에 느낄 수 없었던 힘이 실리고 있다. 목청도 한층 높아졌고 제스처도 커져 참모들도 『이제야 선동적인 야당지도자의 틀이 잡혀간다』고 입을 모은다. 당사무처도 달라졌다. 주변조직 다지기의 일환으로 각종 위원회가 속속 생겨나는 것도 「전이(轉移)효과」중 하나다. 홍보위원회(위원장 李台燮·이태섭) 재정위원회(〃 金許男·김허남) 직능대책위원회(〃 韓英洙·한영수) 여성위원회(〃 朱良子·주양자) 운정봉사단(단장 尹燮·윤섭) 등 최근 2,3개월 사이 발족되거나 개편된 당기구만 해도 줄잡아 5,6개를 넘는다. 청년위원회(위원장 具千書·구천서)와 중앙위원회의 10개 분과위도 이달중 태동된다. 위원회 참여인물중에도 「새 얼굴」이 많다. 홍보위원회에는 「머리를 잘못 빌린 대통령」의 저자 金求鉉(김구현)씨가 참여했고 운정봉사단에는 가정주부 1백80명이 동참했다. 중앙위에서는 朴宇淳(박우순)변호사 趙浩(조호)의학박사 李東吉(이동길)㈜아림지업대표 金容俊(김용준)치과병원장 李圭大(이규대)전국4H연맹부총재 吳仁燮(오인섭)이북5도경기연합회장 등이 분과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사무처가 특히 역점을 두는 분야는 젊은층 공략. 30대 전문직출신 지구당위원장들이 준비중인 「젊은 전문가그룹」도 그중 하나다. 이 그룹의 주요멤버는 高順禮(고순례) 陳英光(진영광)변호사, 金昌浩(김창호)회계사, 학생회장출신의 沈良燮(심양섭·서울대) 柳志浚(유지준·연세대) 尹文遠(윤문원·한양대) 張日(장일·광운대)씨 등이다. 내년 2월초에는 인터넷에 「자민텔」을 개설한다. 전국의 PC통신 이용자 2백만명의 65%를 차지하는 20,30대를 상대로 김총재가 직접 쓰고 그린 「JP칼럼」과 「JP갤러리」를 선보여 좀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도에서다. 또 소속의원들도 하루씩 돌아가며 당번을 정해 이용자들과 PC통신으로 대화를 나누며 「자민련 알리기」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홍보팀은 김총재의 인간적 면모와 업적 및 비전홍보를 위해 내년 2월부터 6월까지 모두 여덟권짜리 책자를 준비중이다. 「인간탐험 JP」 「젊은이를 위한 JP칼럼」 「소설 JP」 「그림과 함께 읽는 JP이야기」 「내각제지도자 김종필」 「70달러에서 1만달러까지」 「21세기의 한국」「눈은 세계로, 가슴은 조국을」 등이 책자의 가제(假題). 이중 「소설 JP」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출간된다. 또 내각제 개헌의 당위성을 알기 쉽게 홍보하기 위해 「내각제 X파일―97년에는 내각제 막이 오른다」라는 제목의 만화책을 내년초에 발간, 전국 가판대에서 일제히 판매(1천원)한다. 또 김총재가 내년 2월부터 시작하는 내각제 전국순회강연에서 「내각제 문답집」과 「JP집권논리」를 배포, 강연효과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자금. 분기마다 지급되는 국고보조금 14억5천만원에다 매월 걷히는 당비 5천만원으로는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 등 기초경비도 충당하기에 벅차다. 지난 4.11총선을 치르느라 생긴 수억원의 빚은 가까스로 갚았지만 연말이면 다시 상당 규모의 부채를 떠안아야 할 형편이다. 부총재와 당3역 전국구의원으로 구성된 재정위원회도 그동안 몇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묘책을 찾지 못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벌여놓은 사업은 많은데 수입원은 한정돼 있어 고민이지만 당이 점차 활력을 얻어가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조금씩 사정이 나아지지 않겠느냐』면서도 그리 밝지 않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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