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대표 위상 『흔들』…「협상력 없다」내부 비판

  • 입력 1996년 12월 13일 19시 37분


「林彩靑기자」 요즘 李洪九(이홍구)신한국당대표의 표정에선 특유의 「여유」를 찾기 힘들다. 당내에서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이 자꾸 불거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당정개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선 당내에선 이대표의 지론인 「대화와 타협의 정치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기국회운영의 걸림돌인 제도개선협상이 타결됐는데도 「선거사범 연좌제폐지의 소급적용 여부」라는 지엽적인 문제에 발목이 잡혀 야권에 끌려다닌 것은 이대표의 유약함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은 것이다.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노동법개정안 연내처리 방침과 관련해 「항명성」 태도를 보인 것도 이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의 무기력 때문이라는 뒷얘기도 무성하다. 의총에서 『당론으로 정해지더라도 따를 수 없다』는 발언까지 나왔는데도 적극 대처하지 않은 대목도 문제화될 기미다. 「일부 의원들이 보인 행태나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때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12일 고위당직자회의의 결정도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 등 다른 당직자들이 주도했다는 것. 더구나 이대표가 당소속 환경노동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당론에 따르라』고 강력히 주문했음에도 의원들의 반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은데 대해서도 『대표가 할 일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형편이다. 이대표 스스로도 『대표취임 직후엔 다른 사람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경청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조금 해보니 여당이나 야당이나 위나 아래나 모두 철저히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집착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자신이 곤경에 처해있음을 굳이 감추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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