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고문치사 보도’ 남시욱 본보 前편집국장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일 03시 00분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동아일보 편집국장으로 사건의 전모를 세상에 알렸던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사진)가 1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8년 경북 의성 태생인 고인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59년 동아일보 수습 1기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1987년 편집국장 때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특종 보도했으며, 당시 정부의 압력에도 끈질기게 사망 원인이 고문임을 밝혀냈다. 고인은 ‘신문과 방송’ 1997년 8월호에 쓴 글에서 “당시 신변에 무슨 일이 날 것 같아 부국장에게 ‘내가 어떻게 돼도 박 군 사건은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회고했다. 2007년 제21회 인촌상 수상 소감에서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때 기자들이 똘똘 뭉쳐 연속 특종 기사를 썼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고인은 동아일보 상무이사와 논설실장,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문화일보 사장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등을 지냈다. 2017∼2024년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임했고, 관훈클럽 총무와 한국언론협회 이사 등을 맡았다.

인촌상을 비롯해 서울대 언론인 대상, 자랑스런 편협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고려대와 세종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저서로 ‘한국 보수세력 연구’ ‘한국 진보세력 연구’ 등이 있다. 2020년 ‘한미동맹의 탄생비화’를 집필하는 등 고령에도 한반도 평화 및 외교안보 분야 연구에 천착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은산 전 홍익대 교수, 아들 정호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 제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딸 은경 고려사이버대 교수, 사위 권윤상 프레임투자자문 대표, 며느리 김선혜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3일 오전 11시. 02-2227-7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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