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의 상징 빨간티 입게 한 모친 하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6일 03시 00분


쿨티다 우즈 여사 별세… 향년 79세
“세상에서 가장 강한 바위같은 존재
어머니 없었다면 내 성공은 불가능”
트럼프 “더 푸른 페어웨이로 떠나”

타이거 우즈(왼쪽)가 1997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스턴 오픈에서 우승한 뒤 어머니 쿨티다 여사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AP 뉴시스
타이거 우즈(왼쪽)가 1997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스턴 오픈에서 우승한 뒤 어머니 쿨티다 여사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AP 뉴시스
“나의 가장 열렬한 팬이자 지지자였던 어머니가 오늘 아침 돌아가셨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미국)는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어머니가 없었다면 내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어머니 쿨티다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쿨티다 여사는 지난달 27일만 해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소파이센터에서 우즈가 참가한 TGL(투모로 골프 리그) 경기를 관람했었는데 이날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따로 알려지지 않았다. 향년 79세.

1946년 태국에서 태어난 쿨티다 여사는 방콕의 미군기지에서 일하다가 미 육군 특수부대에서 복무 중이던 우즈의 아버지 얼 씨(1932∼2006)와 사랑에 빠졌다. 1969년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온 부부는 1975년 12월 30일에 우즈를 낳았다.

우즈는 어머니를 엄한 훈육자로 회고했다. 우즈는 지난해 3월 미국골프협회(USGA) ‘밥 존스 어워드’ 수상 연설에서 “사람들은 내가 아버지와 투어를 함께 다닌 모습만 기억하지만 그때 집에선 어머니가 모든 걸 책임지고 계셨다”며 “내게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바위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우즈를 6세 때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골프장에 처음 데려간 것도 쿨티다 여사였다. 그는 우즈를 연습장에 내려줄 때마다 손에 1달러(약 1445원)를 쥐여줬다. 핫도그 사먹을 돈 75센트, 데리러 오라고 전화할 돈 25센트였다.

우즈가 대회 최종일에 빨간색 상의를 입게 된 것 역시 ‘염소자리(12월 23일∼1월 20일생)에게는 빨간색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어머니의 믿음 때문이었다. 우즈는 2022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아버지 얼이 내 직업윤리에 영감을 준 것은 맞지만 어머니가 나의 가장 큰 지지자였다”며 “14세 때 가족이 내 골프 대회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는데, 어머니가 많은 희생을 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쿨티다 여사는 우즈가 위기를 맞을 때도 한결같이 아들 곁을 지켰다. 2010년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 터졌을 땐 “인간은 누구나 결점이 있고 실수를 하며 그것을 통해 배운다”며 아들을 감쌌다. 우즈는 “어머니는 내 인생 내내 함께해 주셨고 힘들 때나 좋을 때나 늘 곁에 계셨다”고 말했다.

우즈와 가깝게 지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녀는 더 푸른 페어웨이로 떠났다. 쿨티다 여사는 우즈에게 놀라운 영향을 미쳤고, 우즈에게 강인함과 탁월함을 부여했다”고 적었다.

#타이거 우즈#쿨티다 여사#별세#어머니#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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