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경제 빛-그림자 모두 남긴 카를로스 메넴 前대통령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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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아르헨티나 경제에 빛과 그림자를 모두 남긴 대통령 카를로스 메넴(사진)이 14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1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메넴 전 대통령은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했고 요로감염으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시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변호사였던 메넴은 일찍 정계에 입문해 40대에 라리오하 주지사를 지냈다. 1989년 대통령 당선 이후 국영 기업 민영화, 가격 통제 정책 폐기, 달러 대비 페소화 환율을 1 대 1로 고정하는 ‘페그제’ 도입 등으로 심각했던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을 진정시켰다. 연 5000%에 달하던 인플레이션은 1993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재선에 성공한 그는 1999년까지 10년간 집권했다.

그러나 이때 도입한 정책들은 부채 위기의 ‘씨앗’이 됐다. 집권 후반기 빈부격차는 심해지고 실업률은 치솟았다. 환율을 고정해 글로벌 경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었다. 집권 후반부터 심화된 경제 위기는 결국 2001년 대규모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이어졌다.

2003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2005년부터 상원의원을 지냈다. 1995년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방한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났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아르헨티나#카를로스 메넴#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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