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할머니 미소 짓게한 아이들의 그림엽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2일 03시 00분


동아일보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캠페인… 굿네이버스-GS칼텍스와 함께 진행

9일 광주 남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동아일보 신문과 엽서를 받은 수필가 최은정 씨(78)가 밝게 웃고 있다. 최씨는 “아름다운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행복하다”고 말했다. 광주=박영철 기자skyblue@donga.com
9일 광주 남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동아일보 신문과 엽서를 받은 수필가 최은정 씨(78)가 밝게 웃고 있다. 최씨는 “아름다운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행복하다”고 말했다. 광주=박영철 기자skyblue@donga.com
올해 나이 78세인 최은정 씨(여)는 마치 소녀처럼 웃었다. 9일 아침 광주 남구 용대로 최 씨 혼자 사는 집으로 동아일보와 함께 배달된 엽서를 받아보고 나서다. 엽서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안녕하세요? 설 명절을 맞이하여 인사드립니다. 저는 여수에 사는 이하윤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언제나 건강하시길 이하윤 바랍니다.” “할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방 안 온도는 25도가 건강에 좋대요. 유자차, 생강차 마시면 건강해져요. 아직도 빙판길 많으니 조심조심 걸어 다니세요.”

최 씨는 올해 초 동아일보가 보건복지부와 손잡고 시작한 홀몸노인(독거노인) 신문구독 지원사업을 통해 신문구독을 지원받고 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동아일보입니다’라는 이름의 이 캠페인은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 정보 소외로 인한 고립감을 해소하고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 시작됐다. 신문이 며칠째 방치되거나 인기척이 없으면 배달원이 해당 기관에 신고해 안전을 확인한다.

이날 최 씨에게 배달된 그림엽서는 굿네이버스와 GS칼텍스가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사회공헌인 ‘마음톡톡’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졌다. 마음톡톡은 저소득, 위기가정 아동 중 심리·정서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미술 연극 등을 활용해 상처를 치료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전국 1만2500여 명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올해 초 서울에서 마음톡톡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교 5학년 A 양(11)의 그림도 홀몸노인들에게 배달되는 엽서에 담겼다. 한부모 가정 자녀인 A 양은 엄마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나가는 탓에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불안한 마음에 학교 선생님과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고,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런 A 양이 미술치료를 받은 뒤 이제는 두 어린 여자아이가 밝은 표정으로 어깨동무를 한 채 서 있는 그림을 그렸다. 굿네이버스 심리정서사업팀 송민지 대리는 “불과 수개월 전 혼자 있는 것이 좋다며, 자기 이야기만 하기 바빴던 아이였다. 이제는 친구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다고 말할 정도로 마음의 상처가 치료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든 그림엽서에 홀몸노인들에게 보낼 글귀를 적은 것은 전남 여수 지역 아동센터가 돌보고 있는 아이들 150여 명이다. 이들은 그림엽서에 직접 홀몸노인들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적었다. 동아일보와 굿네이버스·GS칼텍스의 사회공헌 ‘컬래버레이션’으로 홀몸노인과 미술치료를 받는 어린이들, 지역 아동센터의 어린이들이 서로 위로하고 안부를 묻는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된 것.

최 씨는 “동아일보가 문 앞에 떨어지는 소리로 매일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며 “신문과 함께 받은 엽서의 삐뚤빼뚤한 글씨에 담긴 아이들 마음이 정말 아름답고 기뻤다. 깜짝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캠페인#보건복지부#신문구독 지원#마음톡톡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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