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에서 꿈을 찾았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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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림센터 2인의 희망… 뮤지컬 배우-바리스타 되기 위해
맞춤교육 받으며 대입도 준비

학교 밖 청소년인 여문혁(왼쪽), 박무성 군. 다소 수줍어할 때도 있었지만 기자들 앞에서도 자신 있는 말투와 밝은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야무지게 밝혔다. 여성가족부 제공
학교 밖 청소년인 여문혁(왼쪽), 박무성 군. 다소 수줍어할 때도 있었지만 기자들 앞에서도 자신 있는 말투와 밝은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야무지게 밝혔다. 여성가족부 제공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 센터)에서 만난 박무성 군(18)은 “아침에 일어나지 못해 학교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학교 공부가 무척 싫었다는 박 군은 지각과 결석을 거듭하다가 결국 고교 1학년 때 자퇴했다. ‘돈이라도 벌어 보자’는 생각에 편의점과 음식점에서 일했지만 세상은 만만치 않았다. 임금 300만 원을 고스란히 떼인 적도 있었다.

그러던 중 어머니를 통해 꿈드림센터를 소개받았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꿈에 대해 고민했다. 현재는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로 보컬 트레이닝 학원을 다니고 대입도 준비 중이다. 박 군은 “학교 다닐 때와 달리 센터와 학원에 갈 때는 제시간에 벌떡 일어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문혁 군(18)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이른바 ‘왕따’를 당한 후 학교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고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그는 ‘나쁜 짓’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렇게 1년여를 방황한 끝에 우연히 꿈드림센터를 알게 됐다. 여 군은 “센터 선생님들은 학교와 달리 형, 누나처럼 편했고, 친구들과도 쉽게 친해졌다”며 “특히 다양한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여 군은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후 지난해 10, 11월 대기업 계열 커피숍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두 사람은 “학교 생활을 제대로 못한 것은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박 군은 “자퇴한 후에도 교복 입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이랑 같이 점심 먹고 축구하고 놀다가 온 적도 있다”고 했다. 여 군은 현재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것일 뿐, 꿈과 인생을 포기한 건 아니다”며 “다만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의 학교 밖 청소년은 39만여 명으로 추정된다(2014년 기준).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꿈드림센터#학교 밖 청소년#박무성#여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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