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 센터)에서 만난 박무성 군(18)은 “아침에 일어나지 못해 학교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학교 공부가 무척 싫었다는 박 군은 지각과 결석을 거듭하다가 결국 고교 1학년 때 자퇴했다. ‘돈이라도 벌어 보자’는 생각에 편의점과 음식점에서 일했지만 세상은 만만치 않았다. 임금 300만 원을 고스란히 떼인 적도 있었다.
그러던 중 어머니를 통해 꿈드림센터를 소개받았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꿈에 대해 고민했다. 현재는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로 보컬 트레이닝 학원을 다니고 대입도 준비 중이다. 박 군은 “학교 다닐 때와 달리 센터와 학원에 갈 때는 제시간에 벌떡 일어난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문혁 군(18)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이른바 ‘왕따’를 당한 후 학교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고교 1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그는 ‘나쁜 짓’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렇게 1년여를 방황한 끝에 우연히 꿈드림센터를 알게 됐다. 여 군은 “센터 선생님들은 학교와 달리 형, 누나처럼 편했고, 친구들과도 쉽게 친해졌다”며 “특히 다양한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여 군은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후 지난해 10, 11월 대기업 계열 커피숍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두 사람은 “학교 생활을 제대로 못한 것은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박 군은 “자퇴한 후에도 교복 입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이랑 같이 점심 먹고 축구하고 놀다가 온 적도 있다”고 했다. 여 군은 현재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것일 뿐, 꿈과 인생을 포기한 건 아니다”며 “다만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의 학교 밖 청소년은 39만여 명으로 추정된다(2014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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